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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람2/삼성화재배 와일드카드 위리쥔 二단 

등록일 2019.12.132,062

▲ 대만 미녀기사 위리쥔 二단이 2019 삼성화재배 와일드카드로 선정됐다. 대만 여자랭킹 2위에 올라 있는 강자이기도 하다.
▲ 대만 미녀기사 위리쥔 二단이 2019 삼성화재배 와일드카드로 선정됐다. 대만 여자랭킹 2위에 올라 있는 강자이기도 하다.

이사람2/삼성화재배 와일드카드 위리쥔 二단

꿈의 무대에 선 대만 바둑요정

“대만 미녀기사가 국가대표 상비군에 들어온다고 해서 관심이 많았어요. 새침한 이미지가 아닐까 생각했는데 실제로 얘기해보면 전혀 그렇지 않아요. 성격도 밝고 다른 사람 얘기를 잘 들어줘요. 금세 친해졌죠.”

위리쥔 二단(20)의 ‘절친’ 김채영 五단이 지켜본 ‘대만 미녀기사’의 모습이다. 위리쥔 二단과 함께 국가대표 연구실에서 공부한 프로기사들의 반응 또한 크게 다르지 않았다. 평소엔 쾌활하고 바둑을 대할 땐 진지한 자세가 인상적이었다는 평이다.

한국에서 약 1년간 바둑유학을 했던 대만의 바둑신동 위리쥔 二단의 삼성화재배 와일드카드 낙점 소식은 세계바둑계를 들썩였다.

1999년 4월 29일생인 위리쥔 二단은 2014년 입단했고 2년 후인 2016년 여류명인전에서 우승(對 양쯔쉔 三단)을 차지한다. 그 직후 한국에 유학을 왔고 2017년 8월까지 국가대표 상비군 생활을 했다. 대만 복귀 후엔 2018년 제4기 대만 여자바둑최강전에서 우승(對 바이신후이 初단)하며 대만 여자바둑계 최정상 기사임을 입증했다.


- 삼성화재배 와일드카드로 선정됐을 때, 기분은?
“깜짝 놀랐어요. 굉장히 기뻤습니다. 제가 받을 거라고 상상도 하지 못했거든요.”

- ‘별들의 전쟁’이라고 불리는 삼성화재배인 만큼 세계적인 기사들이 총출동해요. 어떤 기사와 두고 싶었나요?
“모두 강한 기사라서(웃음). 특별히 어떤 상대와 두고 싶다는 생각보다는 삼성화재배 본선 무대에서 바둑을 둘 수 있다는 자체가 좋았어요.”

- 랴오위안허 八단과의 32강전 대국은 어땠나요?
“국후 인공지능 승률 그래프를 보니 백(랴오위안허)이 줄곧 70%대였는데 대국 당시엔 흑이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어요. 복기할 때 상대도 흑이 좋다는 의견을 피력하기도 했고요.”

- 전투적인 기풍으로 알려져 있는데 32강전도 초반부터 난전의 연속이었어요.
“사실 제가 무리한 싸움이었어요. 랴오위안허 八단이 강력하게 뒀으면 큰 손실을 입을 뻔 했던 장면에서 패가 나면서 타협이 이뤄졌어요. 그 이후 우상귀 접전에서도 백돌을 잡으면서 형세가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실제로는 계속 불리했나 봐요.”

▲ 위리쥔 二단(왼쪽)은 중국의 떠오르는 신예 랴오위안허 八단과 일진일퇴의 접전을 펼쳤다.


- 기억에 남는 바둑이 있다면?
“작년에 헤이자자 사범님과 대만 여자바둑최강전 패자조 준결승에서 대국했던 판이 떠올라요. 당시 승자조 8강전에서 헤이자자 사범님에게 졌다가 패자조에서 다시 만났어요. 지는 사람은 탈락하는 판이었고, 그 바둑을 승리한 후 결승에 올라 우승까지 하게 됐어요.”

- 한국어 실력이 상당해요.
“대만으로 돌아간 이후에도 일주일에 한 번씩 한국어 공부를 하고 있어요. 한국 인터넷 사이트에도 자주 접속해서 바둑뉴스를 읽곤 합니다.”

- 대만 국가대표팀은 어떻게 운영되나요?
“오전 9시부터 저녁 5시까지 훈련해요. 한국 국가대표와 비슷한데 한국기사들이 더 열심히 공부하는 것 같아요(웃음). 대만바둑 팀엔 린쥔옌, 쉬하오홍, 린리샹 등 대만 정상급 기사들이 속해 있어요.”

- 한국과 대만의 바둑적인 차이는?
“한국기사들은 전투에 강해요. 접전 상황에서 수읽기가 더 세고 후반이 강해요. 대만은 승부에 조금 약한 느낌이 있어요.”

- 한국 음식도 잘 먹는다고 들었어요. 어떤 걸 가장 좋아하나요?
“간장게장을 좋아해요. (김)채영 언니와 홍대 인근 간장게장 ‘맛집’ 투어를 했던 기억이 생생해요. 한국 드라마에 곱창을 먹는 장면이 나와서 곱창을 먹으러 간 적도 있어요.”

- 벌써 스무살이 됐어요. 남자친구 있냐는 질문을 받을 때마다 단호하게(?) 없다고 대답해왔는데, 연애는 언제쯤 하고 싶어요?
“연애는 천천히, 자연스럽게 할래요.”(이상형이 있다면?) “성격이 좋은 사람요(웃음).”

- 한국 팬들에게 한마디.
“첫 출전했던 한국여자바둑리그에서 성적이 안 좋았어요. 데뷔전에서 이슬아 사범님한테 단명국(129수)으로 패한 이후에 네 판을 내리 졌거든요. 마지막 라운드에서 박지은 사범님한테 이겨서 첫 승을 했는데 다음부터 불러주지 않으셨어요(웃음). 그때보다 지금은 실력이 많이 늘었다고 생각합니다. 기회가 되면 한국여자바둑리그에 출전하고 싶어요.”

<이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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