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녀’ 루이나이웨이, 내년부터 중국에서 활약한다
‘철녀’ 루이나이웨이(芮乃偉) 9단과 장주주(江鑄久) 9단 부부가 만 12년 8개월 간의 한국생활을 접고 고향인 중국으로 돌아간다.
99년 4월부터 한국에서 객원기사 생활을 시작한 루이 9단은 제65회 한국기원 상임이사회의 결정으로 2001년 5월부터 한국기원 소속기사로 활동해 왔다.
루이 9단이 한국에 오기 전까지 중국과 일본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세를 보였던 한국여자 바둑계는, 루이 9단을 일원으로 맞아들이면서 성장을 거듭해 세계 최강의 반열에 올라섰다. 단 한 차례도 세계기전 우승과는 인연을 맺지 못한 한국 여자 선수들은 루이 9단이 한국에서 기사생활을 한 이후 열 차례(개인전 6회, 단체전 4회)나 우승(루이 9단 우승 제외)하는 기록을 작성했다.
루이 9단은 특히 2000년 제43기 국수전에서 조훈현 9단을 꺾고 여자기사로는 세계 바둑 사상 최초로 본격기전 우승의 금자탑을 세운 바 있다. 여류기전 전관왕을 여섯 차례 차지하는 등 여류기전에서 27회 우승했으며, 남편 장주주 9단의 맥심배 우승까지 포함하면 부부가 30회 우승하는 기록을 세웠다. 특히 2003년 제4회 맥심배 결승에서는 부부가 결승대결을 펼쳐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루이 9단은 얼마전 중국 우한(武漢)에서 열린 제2회 지력운동회(智力運動會)에 고향 상하이(上海)팀의 대표선수로 출전해 단체전 우승, 개인전 준우승의 활약을 했으며 이때 중국에서의 기사 활동을 제의받아 숙고 끝에 귀환을 결정했다고 한다. 중국에서는 상하이기원 소속으로 활동할 예정이지만 국가대표 생활을 원하는 루이 9단은 베이징(北京)에 위치한 국가대표 기숙사에서 생활할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장주주 9단은 지난 9월 17일 상하이의 유명한 놀이공원인 진장러위엔(錦江樂園) 근처에 ‘장루이웨이치(江芮圍棋)’라는 바둑교실을 오픈했으며 현재 90명의 어린이들을 지도하고 있다.
루이 9단은 “한국기원과 한국기사, 한국바둑팬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한국에서의 12년을 결코 잊지 못할 것”이라고 고마움을 전했다. 또한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게 배려해 준 중국기원에도 감사의 말을 잊지 않았다. “한국에 대한 고마움을 갚기 위해 기회가 되는대로 한중 양국의 바둑교류에 공헌하고 싶다”는 뜻도 피력했다.
루이 9단은 28일부터 열리는 제17기 GS칼텍스배 예선 출전을 마지막으로 한국에서의 공식 일정을 모두 마칠 예정이다. (루이 9단은 30일 이호범 3단과 오정아 초단의 승자와 대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