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난 바둑인들 인천 운집, 아시안게임 종목 채택 호소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바둑 종목 채택’을 위한 길거리 서명운동이 3월 14일 오후 4시부터 3시간 동안 인천광역시 구월동 로데오광장에서 열렸다.
서명운동에는 조훈현‧유창혁 9단을 비롯해 광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인 조혜연 9단, 이민진 6단, 김윤영 3단 등 전문기사와 인천시바둑협회, 장애인바둑협회 소속 회원 200여명이 한자리에 모여 불합리하게 아시안게임에서 제외된 바둑 종목의 채택을 호소했다.
바둑인을 대표해 인천 아시안게임에 바둑 채택을 요청하는 성명문을 낭독한 서대원 아시아바둑연맹(AGF) 회장은 “전용 경기장 건축이 필요 없고 합리적인 예산으로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는 바둑 경기가 인천에서 이어지지 않는다면 한국이 주도하고 있는 고유의 종목이 아시안게임에 자리 잡을 기회가 영원히 무산될 것”이라며 “인천시와 인천 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가 어떤 형태로든 인천 아시안게임 종목에 바둑을 채택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후 어깨띠를 두른 바둑인들이 인천 시민들의 서명을 유도했고 전문기사들도 아시안게임에 바둑이 입성해야 하는 이유를 담은 유인물을 나눠주며 인천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의 바둑 종목 홀대를 성토했다.
길거리 서명운동은 15일에도 신세계백화점 인천점 앞 중앙광장에서 계속될 예정이다.
▲인천 아시안게임 바둑 종목 채택을 촉구하는 서명용지에 사인하고 있는 조훈현 9단(오른쪽)과 1937년생으로 한국기원 최고령기사인 최창원 6단. 왼쪽은 김용모 인천시 바둑협회장.
한국은 2010년 중국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남자단체전과 여자단체전, 혼성페어 부문에서 우승하며 바둑 종목에 걸린 금메달 3개를 모두 석권한 바 있지만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와 인천 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가 2010년 5월 발표한 1차 정식 종목에서 탈락한 데 이어 그 해 12월 2차 발표에서도 빠져 현 상황에서는 인천아시안게임에 출전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국기원과 대한바둑협회는 바둑이 종목에서 제외된 이후 지난해 4월 바둑종목 채택을 위한 공청회를 열었고 해외 바둑기관의 협조를 얻어 OCA에 단체장 공동명의의 청원서 협조공문 발송과 알 사바(Al Sabah) 의장 접촉 등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인천에서 열린 서명운동은 그동안 바둑인을 중심으로 꾸준하게 이어지던 서명운동의 연장선상에서 기획됐다.
한국기원과 대한바둑협회는 지난 2월 바둑채택위원회(위원장‧서대원)를 결성해 송영길 인천시장과 김영수 아시안게임 조직위원장 면담을 통해 바둑 종목 채택의 당위성을 설명하고 외교라인을 통한 OCA 집행부 막후 교섭 등의 활동을 추진 중에 있다.
2014년 9월 19일부터 10월 4일까지 열리는 인천 아시안게임의 종목 선정은 대회 개막 2년 전까지 가능하다.
인천 아시안게임은 28개 올림픽 종목에 볼링과 우슈, 카바디 등 8개 종목이 추가돼 총 36개 종목으로 치러진다. 광저우아시안게임은 42개 종목으로 열린 바 있다.
▲서능욱 9단, 유창혁 9단, 조영숙 3단의 서명 장면(오른쪽부터)
▲광저우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인 조혜연 9단(왼쪽)과 김윤영 3단도 동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