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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 글로벌화를 위한 국제 심포지엄 개최

등록일 2013.08.302,073

▲지난해 삼성화재배 결승 직후 열린 시상식 장면. 왼쪽부터 삼성화재 김창수 사장, 이세돌 9단, 한국기원 양재호 사무총장.
▲지난해 삼성화재배 결승 직후 열린 시상식 장면. 왼쪽부터 삼성화재 김창수 사장, 이세돌 9단, 한국기원 양재호 사무총장.

상하이에서 바둑 세계화를 위한 최초의 국제적 학술 심포지엄이 열린다. 이 행사에는 한․중․일 3국과 유럽의 바둑계 인사 4명이 참석하여 바둑 글로벌화의 방향과 전략에 대한 발표를 한다.


이 심포지엄은 세계바둑대회인 삼성화재배를 개최하는 삼성화재가 후원한다. 삼성화재는 동양에 치우쳐 있는 바둑을 세계에 널리 보급함으로써 국제사회에 기여하기 위해 이 행사를 기획했다.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한국의 정수현 명지대학교 바둑학과 교수가 주제발표를 한다. 이어서 중국의 저우강 위지천지 편집장, 구보 히데오 일본기원 상무이사, 마틴 스티아스니 유럽바둑협회장이 각각 자국의 글로벌화 비전과 정책을 발표한다.


행사명 : 바둑 글로벌화의 비전과 방향 탐색

일 시 : 2013년 9월 2일 14시 ~ 15시 40분

장 소 : 중국 상하이 메리어트 호텔


이번 심포지엄 발표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주제발표 : 바둑 글로벌화의 의미와 방법 고찰


(정수현 명지대 바둑학과 교수)


바둑 글로벌화를 효과적으로 하려면 그 의미와 목표를 명확하게 정립하고, 현재의 상황과 문제점을 진단하여 이를 개선하는 전략을 체계적으로 연구해야 한다.


바둑 글로벌화는 동양의 전통문화인 바둑을 세계에 널리 보급하는 것으로서, 해외 바둑보급과는 그 의미와 지향점에서 차이가 있다. 바둑 글로벌화는 바둑도구와 룰의 보급, 바둑기술의 교육, 바둑제도의 도입, 바둑의 문화적 정착의 4단계로 나눠볼 수 있다. 각국의 특성과 보급의 수준을 고려한 전략이 필요하다.


지금까지 바둑 세계화를 촉진한 동력은 크게 바둑의 매력, 바둑 선교사의 공헌, 바둑기관의 지원이다. 바둑을 널리 퍼트리는 데 작용한 동기요인은 인간생활에 유익한 문화적 산물의 공유, 바둑산업 활성화를 위한 마케팅 관념, 국가 홍보 기대 등이다.


현재 직면하고 있는 바둑 글로벌화의 주요한 문제점으로는 바둑 홍보와 교육의 어려움, 내셔널리즘, 불모지 개척 의지 미흡, 바둑산업 전문가 부족, 바둑에 관한 소비의식 미흡 등을 지적할 수 있다. 이러한 문제점을 극복하고 효과적인 바둑보급을 해 나가려면 보편적인 비전의 공유와 체계적인 연구를 기반으로 한 전략 모색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문화콘텐츠 개발과 바둑의 효과성에 대한 연구, 바둑의 신 이론과 바둑교육방법 개발, SNS환경을 활용한 인터넷 바둑정보 제공 등 다양한 방법이 요구된다.


중국 발표 : 태평성세의 위기 주의보: 중국 바둑 발전의 현실과 미래


(저우강 《圍棋天地》지 출판인)


21세기에 와서 중국 바둑은 전례 없던 급성장 시기를 맞이하였다. 세계 바둑에서 3국이 경쟁하던 국면은 중국이 우세한 추세로 바뀌고 있다. 중국 바둑계는 이런 추세를 낙관적으로 보고 있으며, 한국과 일본도 중국 패턴을 연구하며 배우고 있다. 그러나 지속가능한 발전 모형을 만들기 위해 어떻게 기존의 호재를 활용하고 자원을 통합하느냐는 쉬운 일이 아니다.


토너먼트전의 이득


중국바둑은 토너먼트전의 혜택을 받고 있다. 오늘날의 바둑 대회는 거의 다 협찬자가 주최하고 있다. 토너먼트전 시대에 성장한 바둑 애호가들은 30대~50대의 황금기에 있고, 이들이 바둑 발전을 위해 많은 성원과 후원을 하고 있다.


90년대의 올림픽 방식은 프로팀에 치명적인 타격을 줬다. 각 성 대표팀을 위주로 출전하는 전국 단체전은 점차 쇠락하였고 바둑계의 생태 시스템이 심각한 위기에 직면했다.


제도와 생태


제도는 사회의 발전에 큰 영향을 준다. 단체전을 메이저 리그로 바꾼 것은 부득이한 일이었는데, 이로 말미암아 중국 프로바둑의 생태에 근본적인 변화가 왔다. 메이저 리그 및 마이너 리그 등은 일선 기사의 수를 약 100명으로 늘게 하였고, 그 영향력이 계속 확대되고 있다.


평안할 때 위기를 생각하라


중국바둑은 현재 호황이지만 위기의 측면도 있다. 30대 이하의 젊은 세대들이 바둑을 잘 모르고 있고, 경기화한 프로바둑은 일반 애호가와는 거리가 멀어지고 있다. 프로기사의 저령화가 심해지면서 기사의 경기 생애가 줄어들고 있다.


지속적인 후원


가치에 대한 인식이 기술에 대한 인식보다 더 중요하다. 바둑의 자체 가치에 대해 다시 정의할 필요가 있다. 바둑은 인류 정신문화의 가장 중요한 산물 중의 하나인데, 그 진정한 가치가 세상 사람에게, 심지어 바둑계 내에서도 과소평가를 받고 있다. 도대체 바둑이 무엇이고, 이 세상과 전 인류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가?


최대한 사회 주류층의 인정을 받게 하는 것이 바둑 발전의 열쇠다. 유럽이나 미국에서는 바둑 애호가가 바둑을 개인적인 캐주얼 게임으로 간주하고 있다. 현재로 봐서는 잉창치재단과 같은 기금회(재단) 체제가 바둑의 지속가능한 최적의 보장체제라고 생각된다.


일본 발표 : 바둑 발전을 위한 한․중․일 3국 협력 방안


(구보 히데오 일본기원 상무이사)


바둑 발전이란 ‘기술 향상’과 ‘세계 각국에 보급하는 것’이다. 일본기원은 이전부터 해외에서 단기 유학을 받아들이고, 세계로 바둑을 알리기 위해 해외 바둑 보급에 힘써 왔고, 앞으로도 계속해 나가려고 한다.


자국의 선수가 세계대회에서 좋은 결과를 거두지 않으면 스폰서를 구하기 어렵다. 3개국이 협력해 정보를 교환하고 서로의 장점을 활용해 국제기전의 스폰서를 구하는 방법을 제안한다. 국제기전의 운영 방법과 규칙이 통일되지 않고 대국일정도 과밀해 선수에게도 부담이 되는 상황이다. 따라서 골프의 전영국오픈 토너먼트나, 테니스의 윔블던 같이 현재와는 다르게 IGF(국제바둑연맹)가 공인하는 메이저 국제기전 창설을 제안한다. 한국, 중국, 타이페이, 일본에서 각 1회씩 연 4회 개최하고, 향후 전유럽, 전미 오픈도 개최한다.


바둑팬이 있어야 바둑계도 있으므로 기사와 아마추어들의 교류를 활발하게 해 아마추어 바둑계를 활기차게 할 필요가 있다. 서울, 베이징, 도쿄 등에 바둑투어를 개최해, 평소 접하기 어려운 각국 기사들과 만남(기사 지도, 회식, 관광 등)의 시간을 만드는 것도 좋을 것이다.


유럽 발표 : 유럽에서의 효과적인 바둑 보급을 위해 필요한 요건들


(마틴 스티아스니 유럽바둑협회장)


현재 유럽에서의 바둑은 상당히 불안정하다. 37개 국가 협회에서 30개 이상의 언어가 사용되고 있고, 정식 직원은 한 명도 없으며, 모든 것을 관할하는 유럽바둑연맹 (European Go Federation)은 재정적, 행정적으로 제한되어 있다. 유럽 전체의 바둑계 발전이 바둑보급에 시간을 투자하고, 바둑 교육에 힘쓰고, 바둑 행사를 진행하는 각 개인의 주도로 이루어지는 실정이다.


더 많은 바둑인과 재정적 뒷받침이 없이는 의미있는 발전이 어렵다. 이러한 유럽의 다양성과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유럽바둑연맹이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바둑계 저변 확대와 아마추어 바둑인의 증가, 프로기사 배출을 위한 새로운 프로젝트를 추진해야 할 시기다.


유럽은 새로운 시대의 출발점에 서 있다. 우리는 하나의 목표를 갖고 그에 접근하는 여러 가지 활동을 추진하려 한다. 우리의 목표는 십 년 내에 보다 많은 바둑인과 바둑에 대한 세간의 관심을 끌어내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다음과 같은 방법을 고려하고 있다.


- 새로운 교재와 교수법 사용한 효과적인 교육방법

- 18세 이하 유럽 단체전 개최

- 바둑 지도자 과정 설립

- 대학생 바둑 활성화

- 상금 확충을 통한 토너먼트 관심 제고

- 유럽 프로기사 시스템 도입

- 대사관, 문화센터 등의 기관과 교류


유럽의 바둑 행사를 지원하는 것이 유럽의 특정 바둑인이나 팀을 아시아로 초대하는 것보다 더 효과적이다. 청소년을 위한 바둑 콩그레스를 유치하려고 계획 중이다. 청소년 바둑 콩그레스는 나이 어린 새 바둑인들을 키워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이 행사를 위해서는 예산이 필요한데, 한․중․일 세 나라가 함께 재정적, 인적 지원을 하기에 가장 좋은 행사라고 본다.


우리의 목표는 유럽 내 바둑계의 전체적인 개발과 발전을 책임질 유럽바둑연맹의 기능을 강화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관행으로 이루어진 자원봉사 시스템이 바뀌어야 한다. 유럽바둑연맹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홍보를 위한 자료, 유럽 내 바둑연감, 행사 포스터 및 보급자료 등을 갖추는 것이 시급하다. 이를 위해선 유럽바둑연맹 내의 인력이 필요한데, 조직 내에서 전문적으로 일할 인력을 구하기에는 유럽바둑연맹의 재정이 충분하지 못한 상황이다.


▲전기 대회 결승에서 한국과 중국의 최고 반상(盤上) 스타인 이세돌 9단(왼쪽)과 구리 9단이 세기의 대결을 벌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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