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 중국 탕웨이싱에 내리 패하며 준우승
이세돌 9단의 삼성화재배 2연패 및 통산 다섯 번째 우승이 물거품 됐다.
12월 11일 중국 쑤저우(蘇州) 신라호텔 특별대국실에서 벌어진 2013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결승3번기 2국에서 이세돌(30) 9단이 중국의 탕웨이싱(唐韋星·20) 3단에게 274수 만에 흑 불계패하며 종합전적 0-2로 무너졌다.
전날 같은 장소에서 열린 결승1국에서 반집으로 패하며 불안한 출발을 알렸던 이9단은 2국에서도 무릎을 꿇으면서, 한국은 올해 열린 세계대회에서 한 차례도 우승하지 못하는 불명예를 안았다.
88년 세계대회가 창설된 이후 총 121차례 중 68번의 우승(여자대회 제외)을 차지한 한국은 특히 96년부터 2012년까지 매년 한 차례 이상씩 17년간 우승을 이어왔지만 올해 마지막 세계대회였던 삼성화재배 우승에 실패하며, 올해 벌어진 일곱 번의 세계대회 개인전(바이링배·LG배·응씨배·춘란배·TV아시아선수권·몽백합배·삼성화재배)에서 준우승만 다섯 차례에 그치고 말았다.
결승2국 직후 열린 시상식에서 삼성화재 정현준 중국 법인장은 우승한 탕웨이싱 3단에게 3억원의 우승상금과 트로피를, 준우승한 이세돌 9단에게 1억원의 상금과 트로피를 각각 전달했다.
▲결승 2국을 마치고 복기 중인 이세돌 9단(왼쪽)과 탕웨이싱 3단
이세돌 9단은 시상식 후 인터뷰에서 “1, 2국 모두 결정적인 기회가 있었는데 그것을 놓친 것이 패인으로 직결됐다”며 “준우승에 그쳐 아쉽지만 집중력을 높여 내년에 꼭 우승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세계대회 열일곱 번째 우승 도전을 다음으로 미루게 된 이세돌 9단은 올해 열린 네 번의 결승에서 내리 패해 무관으로 전락할 위기에 처하고 말았다.(현재 명인 타이틀 보유자인 이세돌 9단은 최철한 9단에게 1-2로 뒤지고 있다)
반면 우승한 탕웨이싱 3단은 “4강에서 어렵게 올라왔고 결승 상대도 훨씬 강한 이세돌 9단이었지만 한 차례 이상은 찬스가 올 것으로 생각했다”면서 “동료들의 연이은 세계대회 우승이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져다주었다”고 말했다.
세계대회 첫 결승 진출을 우승으로 장식한 탕웨이싱 3단은, ‘세계대회 우승자는 곧바로 9단으로 승단한다’는 중국기원 규정에 따라 중국의 36번째 입신(入神·9단의 별칭) 반열에 오르게 됐다.
중국 탕웨이싱 3단의 우승으로 국가별 우승 횟수는 한국이 11회, 중국이 5회, 일본이 2회를 각각 기록하게 됐다.
한편 바둑 저변 확대 및 병영문화 구축에 기여하기 위해 본선부터 한국 기사가 승리할 때마다 일정액(1집당 1만원, 불계승 30만원)을 적립한 군부대 보급 지원금은 결승까지 545만원이 모아졌으며 모인 금액은 12월 23일 남양주의 육군 보병 제75사단에 바둑용품 형태로 전달될 예정이다
한국의 KBS 1TV와 중국의 CCTV, 상하이TV가 생중계하는 등 한중 양국의 지대한 관심 속에 막을 내린 2013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의 총상금규모는 8억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