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밤의 투혼극...설현준이 해냈다
2018 KB국민은행 바둑리그 4라운드 4경기
BGF, 화성시코리요에 3-2 승
이틀 연속 5-0의 광풍이 몰아친 KB리그 무대에 또 한번의 '사건'이 터질 뻔했다. '2패 뒤 3승'의 역전 드라마가 그것이다. 5-0의 스코어도 그렇지만 '2패 뒤 3승'의 역전극도 흔한 일이 아니다. 한 시즌에 고작 몇 번이다. 사흘 연속 KB리그 무대가 들썩일 뻔했다.
거의 되는 줄 알았다. 화성시코리요가 BGF에게 먼저 2승을 내주고 2-2까지 따라붙은 시점에서는 거의 그래 보였다. 한데 최종국에서 믿기 어려운 반전이 일어났다. BGF 4지명 설현준 4단이 절망적인 바둑을 2시간여의 사투 끝에 기어코 뒤집었다. BGF의 극적인 3-2 승리. 15일 밤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 2018 KB국민은행 바둑리그 4라운드 마지막 경기는 이렇듯 마지막까지 곡절의 연속이었다.
.JPG)
이날의 출발은 BGF가 순조로웠다. 박영훈과 김승재의 연승으로 6시30분에 시작한 전반부를 2-0으로 앞섰다. 박영훈은 최재영의 패기를 부드럽게 잠재웠고, 김승재는 2전 2패만을 당해 왔던 류수항에게 첫 승점을 따냈다. 장고판에서도 조한승 9단이 원성진 9단을 상대로 우세한 흐름을 이끌고 있어서 3-0 스트레이트 승리에 대한 기대감도 부풀었다.
한데 이런 즐거운 분위기가 갑자기 깨졌다. 조한승 9단이 갑자기 큰 실수를 범하면서 순식간에 원성진 9단쪽으로 승리가 넘어간 것이다.
.JPG)
"이렇게 되면 2-2라고 봐야 하네요."
중계석 송태곤 해설위원의 한마디에 양 팀에서 일제히 폭소가 터졌다. 박정환-이창석의 5국이 막 중반에 들어선 시점이었다. 결과를 보지도 않고 박정환 9단의 승리를 기정사실화한 멘트. BGF진영에서 "너무 편파적이다"라는 볼멘 소리가 흘러나왔다.
.JPG)
이 무렵 송지훈과 또래 라이벌전을 벌이고 있던 설현준은 이미 그로기상태였다. '2승 뒤 3패'의 악몽이 기정사실처럼 BGF 진영을 짓눌렀다. 설현준이 불사조처럼 일어섰다.
집요하게 송지훈의 빈틈을 물고 늘어져 천지대패를 만들어냈다. 절대 패감이 많았기에 우변 백대마를 거저다시피 잡아냈다. 사석통에 수북한 돌이 31개에 달했다. 밤 10시 42분, 거의 울 듯한 표정이 된 송지훈이 돌을 거뒀다. 이번 시즌 들어 가장 울림이 컸던 반전 드라마가 BGF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JPG)
8개팀이 더블리그를 벌여 4위까지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정규시즌은 내주 목요일 BGF와 정관장 황진단의 대결로 5라운드의 포문을 연다. 팀 상금은 1위 2억원, 2위 1억원, 3위 6천만원, 4위 3천만원. 상금과는 별도로 정규시즌 매 대국 승자는 360만원, 패자는 70만원을 받는다(장고대국은 각각 400만원과 80만원).
.JPG)

.jpg)
.JPG)
.JPG)
.JPG)
.JPG)
.JPG)
BGF, 화성시코리요에 3-2 승
이틀 연속 5-0의 광풍이 몰아친 KB리그 무대에 또 한번의 '사건'이 터질 뻔했다. '2패 뒤 3승'의 역전 드라마가 그것이다. 5-0의 스코어도 그렇지만 '2패 뒤 3승'의 역전극도 흔한 일이 아니다. 한 시즌에 고작 몇 번이다. 사흘 연속 KB리그 무대가 들썩일 뻔했다.
거의 되는 줄 알았다. 화성시코리요가 BGF에게 먼저 2승을 내주고 2-2까지 따라붙은 시점에서는 거의 그래 보였다. 한데 최종국에서 믿기 어려운 반전이 일어났다. BGF 4지명 설현준 4단이 절망적인 바둑을 2시간여의 사투 끝에 기어코 뒤집었다. BGF의 극적인 3-2 승리. 15일 밤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 2018 KB국민은행 바둑리그 4라운드 마지막 경기는 이렇듯 마지막까지 곡절의 연속이었다.
▲ 2승1패의 BGF와 1승2패의 화성시코리요가 초반 갈림길에서 만났던 승부. 단 한 경기지만 이긴 BGF는 3승1패, 진 화성시코리요는 1승3패로 희비가 크게 엇갈렸다.
이날의 출발은 BGF가 순조로웠다. 박영훈과 김승재의 연승으로 6시30분에 시작한 전반부를 2-0으로 앞섰다. 박영훈은 최재영의 패기를 부드럽게 잠재웠고, 김승재는 2전 2패만을 당해 왔던 류수항에게 첫 승점을 따냈다. 장고판에서도 조한승 9단이 원성진 9단을 상대로 우세한 흐름을 이끌고 있어서 3-0 스트레이트 승리에 대한 기대감도 부풀었다.
한데 이런 즐거운 분위기가 갑자기 깨졌다. 조한승 9단이 갑자기 큰 실수를 범하면서 순식간에 원성진 9단쪽으로 승리가 넘어간 것이다.
▲ 조한승과 원성진. 묵직한 양 팀 2지명이 31번째 대결을 펼친 장고대국(조한승 16승14패). 크게 우세했던 조한승 9단이 상변에서 치명적인 실수를 하는 바람에 형세가 역전됐다. 나중에 잡힌 돌을 근근히 살려냈지만 이미 때가 늦었다.
"이렇게 되면 2-2라고 봐야 하네요."
중계석 송태곤 해설위원의 한마디에 양 팀에서 일제히 폭소가 터졌다. 박정환-이창석의 5국이 막 중반에 들어선 시점이었다. 결과를 보지도 않고 박정환 9단의 승리를 기정사실화한 멘트. BGF진영에서 "너무 편파적이다"라는 볼멘 소리가 흘러나왔다.
▲ 실제로는 만만치 않았던 박정환-이창석 전. 이창석 4단이 실리에서 크게 앞선 상태에서 박정환 9단도 중앙 백 대마를 잡지 못하면 질 수도 있는 상황으로 내몰렸다. 결국 165수 만에 대마를 잡고 판을 끝냈지만, 그 와중에 좀처럼 하지 않는 '시간 공격'까지 동원하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이 무렵 송지훈과 또래 라이벌전을 벌이고 있던 설현준은 이미 그로기상태였다. '2승 뒤 3패'의 악몽이 기정사실처럼 BGF 진영을 짓눌렀다. 설현준이 불사조처럼 일어섰다.
집요하게 송지훈의 빈틈을 물고 늘어져 천지대패를 만들어냈다. 절대 패감이 많았기에 우변 백대마를 거저다시피 잡아냈다. 사석통에 수북한 돌이 31개에 달했다. 밤 10시 42분, 거의 울 듯한 표정이 된 송지훈이 돌을 거뒀다. 이번 시즌 들어 가장 울림이 컸던 반전 드라마가 BGF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 저녁 내내 천국과 지옥을 오가는 롤러코스터를 탔던 김영삼 감독(가운데). 경기가 끝나자 "오늘은 간단히라도 한 잔을 걸쳐야 겠네요." 라는 말이 나왔다.
8개팀이 더블리그를 벌여 4위까지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정규시즌은 내주 목요일 BGF와 정관장 황진단의 대결로 5라운드의 포문을 연다. 팀 상금은 1위 2억원, 2위 1억원, 3위 6천만원, 4위 3천만원. 상금과는 별도로 정규시즌 매 대국 승자는 360만원, 패자는 70만원을 받는다(장고대국은 각각 400만원과 80만원).
▲ 경기가 끝나자 마자 스튜디오에 들어선 화성시코리요 박지훈 감독(오른쪽)과 원성진 9단. 복기를 지켜보는 표정에서 아쉬움이 뚝뚝 묻어난다.

.jpg)
▲ 신예들은 평범한 승부를 해서는 박영훈 9단(오른쪽)의 '계산'을 넘을 수 없다(189수 박영훈 흑 불계승). 박영훈 2승1패, 최재영 1승3패.
▲ 올 시즌 사람이 바뀐 듯한 인상을 주는 기사가 여럿 있는데 그 중 하나가 김승재 8단(왼쪽)이다. 류수항 6단을 1집반 차로 물리치고 4연승.
▲ 최종국의 대마수상전은 하도 긴박해서 도저히 앉아 있기 어려웠다. 모니터 앞에 다가서서 직접 수를 읽는 박영훈 9단과 홍기표 8단.
▲ 인공지능은 결말을 어떻게 보고 있는 거야(?). 박정환을 비롯해 컴퓨터 앞에 일제히 몰려든 화성시코리요 선수들.
▲ BGF 승리의 주역 설현준 4단. 98년생이니 만 스물이 됐는데도 어느 호프집을 가든 꼭 주민등록증 제출을 요구받는다고 한다. 이 글을 읽는 사장님들, 이제부턴 그냥 패스해 주세요. 절대 미성년자 아니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