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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 갔다 온 심정입니다"

등록일 2023.08.15

2023 쏘팔코사놀 레전드리그 1R 2G
의성마늘, 용인퓨리움에 2-1 승


이번 시즌 레전드리그에는 두 명의 여자 감독이 나란히 신생팀의 사령탑으로 첫발을 내딛었다. 의성마늘의 하호정 감독과 용인퓨리움의 윤영민 감독이 그 주인공.

둘은 바둑동네에선 누구나 아는 절친 사이. 감독 데뷔전이자 팀 개막 경기에서부터 맞붙은 것이 공교로울 수밖에 없었다. 대진표를 보는 순간 공통적으로 웃음부터 나왔다고 한다.

▲ 경기 시작 직후 마이크를 잡은 두 감독. "둘이 붙은 걸 아는 순간 그냥 웃었구요, 나중에 미묘해지기 전에 먼저 붙는 게 나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는 하호정 감독(왼쪽), "(하감독님이) 인터뷰에서 절대 지고 싶지 않은 팀으로 우리팀을 꼽았는데 오늘 분위기를 보니 그 말을 잊은 것 같다(웃음)"는 윤영민 감독이다.


인터뷰는 시종 화기애애했고 간간이 폭소도 터져 나왔다. 두 감독은 검토도 함께 했다. 그래도 승부는 승부. 1대 1의 스코어에서 승부를 결정 짓는 2국이 파란만장한 스토리를 띠기 시작하자 언제 그랬냐는 듯 얼굴이 굳어졌다.

하호정 감독의 의성마늘이 극적인 승리를 가져갔다. 양 팀 1지명 권효진 7단과 최규병 9단이 1승씩을 챙긴 가운데, 마지막 2국에서 의성마늘의 3지명 이지현 5단이 용인퓨리움의 4지명 이기섭 8단을 상대로 기적 같은 역전승을 거뒀다(15일 바둑TV 스튜디오).

▲ 12년 8개월 만의 대결. 후반의 반상은 200집짜리 초대형 수상전에서 쌍방 큰 실수를 주고받으면서 팀 승패까지 갈렸다. 이지현 5단이 이기섭 8단을 상대로 6전 전승.


시작부터 '그 날'이 온 것처럼 명국을 두어나간 이기섭 8단이었지만, 초읽기에 들어가자 사달이 벌어졌다. 패신에 홀린 듯 끝낼 수 있는 수많은 기회를 허공에 날려버렸다. 승률 99%가 얼마 안 가 정반대가 됐다. 73세의 부산의 맹장은 항복을 선언한 다음에도 한동안 자리를 뜨지 못했다.

절망에서 승리를 거머쥔 이지현 5단은 "이겼지만 부끄럽고, 부끄럽지만 이겨서 다행인 것 같다"면서 "아마 제 바둑이 승부판인 것 같아서 안 되는 수가 보일 때에는 마음이 더 어려웠다"는 소감을 전했다.

▲ 초반부터 싸움을 피할 수 없었던 서능욱 9단과의 대결. 권효진 7단(왼쪽)이 서능욱 9단의 무리한 도발을 격퇴하며 13집반의 승리를 거뒀다.


8개팀이 더블리그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네 팀을 가리는 정규시즌은 16일 의정부행복특별시와 스타영천이 1라운드 3경기로 맞선다. 대진은 조대현-김동면(11:9), 유창혁-김종수(14:1), 김동엽-서봉수(3:14, 괄호 안은 상대전적).

2023 쏘팔코사놀 레전드리그의 상금은 우승 3500만원, 준우승 1500만원, 3위 1000만원, 4위 500만원이다. 이와는 별도로 정규시즌의 매판 승자는 70만원, 패자는 40만원을 받는다. 미출전 수당은 20만원.

▲ 오규철 7단에게 7승12패로 열세를 보여왔던 최규병 9단(오른쪽)이 좌상쪽 패를 둘러싼 승부처에서 역전의 승기를 잡았다.


▲ 제한시간 각 30분, 40초 초읽기 5회.


▲ 레전드리그에 신규 입성한 두 팀이 치열한 공방전을 펼쳤다.


▲ 의성마늘 1지명 권효진 7단.


▲ 의성마늘 2지명 오규철 9단.


▲ 의성마늘 3지명 이지현 5단.


▲ 용인퓨리움 1지명 최규병 9단.


▲ 용인퓨리움 2지명 서능욱 9단.


▲ 용인퓨리움 4지명 이기섭 8단.


▲ 두 팀은 검토도 함께 했다. 휴일을 맞아 한종진 기사회장, 이현욱 여자리그 감독도 자리를 같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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