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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강동윤' ...티브로드의 눈물

등록일 2017.10.07

2017 KB국민은행 바둑리그 15라운드 2경기
포스코켐텍, 티브로드 대파하고 2위 탈환 잰걸음


8승4패의 3위팀과 5승8패의 8위팀. 반대 방향의 길을 걷고 있는 두 팀의 대결에서 3위 포스코켐텍이 승리했다. 사상 첫 4연패 도전에 나섰던 전통의 명가 티브로드는 충격의 5연패를 당하며 포스트시즌 진출이 어려워졌다.

6일 저녁 바둑TV 스튜디오에서 벌어진 2016 KB국민은행 바둑리그 15라운드 2경기에서 포스코켐텍이 티브로드를 4-1로 대파하고 2위 탈환을 위한 잰걸음을 이어갔다. 2위 SK엔크린과는 겨우 반게임차. 다음 라운드에서 맞대결을 남겨놓고 있어 충분히 역전을 노릴 만하다.

▲ 강철처럼 단단한 대오로 무장한 포스코켐텍이 전반기에 이어 다시 4-1 대승을 거뒀다.


공표된 오더에서 양 팀 1.2지명이 크로스로 대결하는 1국과 2국이 핵심 승부처로 떠올랐다. 1국의 최철한-신민준, 2국의 강동윤-나현. 두 판 다 주목할 만한 빅매치였고, 이 중에서도 2국이 기선제압이 걸린 승부판으로 집중 조명을 받았다.

이 경기 전까지 강동윤의 승패와 팀의 승패가 함께 가는 일이 13경기째 이어지고 있는 티브로드다. 강동윤의 성적이 좋았다면 몰라도 티브로드로선 달가울 리 만무한 징크스. 그런 흐름을 돌리기 위해서라도, 탈락의 위기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라도 강동윤의 승리는 절실했다.

▲ 강팀 포스코켐택을 상대로 최후의 배수진을 친 티브로드는 무조건 강동윤이 이겨놓고 봐야 했다. 그래야 박빙의 싸움에 기댈만 했다.


하지만 그러지 못했다. 단 한 번도 우위에 서지 못하고 시종 끌려가는 내용이 펼쳐졌다. 비세를 의식해 다소 무리하게 비틀어 보았지만 나현의 냉정한 대응앞에 힘을 잃었다. 결국 229수 만에 돌을 거두자 지켜보던 팀에서 탄식이 흘렀다. 중계석의 송태곤 해설자는 "지고 이기고를 떠나 내용에 힘이 없다"고 말했다. "티브로드가 2승 짜리를 놓쳤다"는 안타까운 심정도 전했다.

▲ 10월 랭킹이 7계단 하락해 17위까지 떨어진 강동윤. 국내 랭킹제도가 시행된 이후 처음 10위권 밖이다. 김지석과 동갑인 89년생으로 쇠퇴를 말하기엔 이른 나이. 올 시즌 그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


이날 경기의 승패는 사실상 여기서 갈렸다. 강동윤이 이겨야 해볼 만했던 승부. 저울추를 지탱해줄 무게중심이 무너지자 포스코템텍의 일방적인 승부가 펼쳐졌다. 나현의 선제점에 이어 이원영의 후속타, 3지명 변상일의 결승점이 연달아 이어지며 3-0 일직선으로 승부가 끝이 났다.

기세가 오른 포스코켐텍은 또 하나의 관심판인 장고대국(1국)에서 최철한이 신민준을 10연패의 참담한 수렁에 몰아넣으며 대승의 기쁨을 누렸다. 티브로드는 마지막 끝난 5국에서 김정현이 승리하며 영패를 면하는 것에 그쳤다.

▲ 직전 경기에서 한상훈에게 첫승을 허용한 최철한(왼쪽). 연속해서 깊은 연패에 빠져 있는 상대와 대결하는 것이 마음에 걸렸을까. 대국장으로 향하는 최철한의 등뒤에서 "철한아, 좋은 일 너무 자주하면 보살돼"라고 외치는 김성룡 감독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게 효과가 있었던지 신민준을 상대로 반면 승부 비슷한 내용으로 압승.


연승 고삐 죈 포스코켐텍, 'SK엔크린, 게 섯거랏'
4연속 우승 꿈 접은 티브로드...14경기째 '강동윤 징크스' 이어져
희비 엇갈린 차세대 주자...신민준 '10연패', 변상일 '10승 고지'


9승4패가 된 포스코켐텍은 2위 SK엔크린(9승3패)을 턱밑까지 따라붙었다. 선두 정관장 황진단의 정규시즌 우승이 유력한 상태에서 두 팀이 벌이는 2위 싸움이 접입가경이다. 반면 5승 9패, 8위에 머문 티브로드는 기적이 일어나지 않는 한 포스트시즌의 꿈을 접어야 하는 처지가 됐다. 설령 남은 두 경기에서 대승을 거둔다 하더라도 7승. 거기에 개인 승수마저 크게 부족해 어렵다.

7일엔 최하위 신안천일염(2승11패)과 4위 Kixx(6승6패)가 15라운드 3경기를 펼친다. 대진은 한상훈-홍기표(퓨), 심재익-김지석, 목진석-백홍석, 김민호(퓨)-윤준상, 조한승-강승민(이상 앞이 신안천일염). 전반기엔 Kixx가 4-1로 이긴 바 있으며, 신안천일염 주장 이세돌은 이번에도 오더에서 빠졌다.





▲ 팀이 5연패의 침체에 빠지자 화력 좋던 '류류포'도 물에 젖은 듯 위력을 잃었다. 포스코켐텍 4지명 이원영에게 무릎을 꿇은 류수항(오른쪽).


▲ 팀내에서 가장 성적이 좋았던 류민형(왼족)도 변상일에게 135수 만에 불계패를 당했다. 신진서에 이어 두 번째 10승(2패) 고지에 오르며 공동 다승왕의 희망을 살린 포스코켐텍 3지명 변상일.


▲ 죽었다 깨나도 뒤집히지 않는다는 90대 10의 스코어가 하마터면 뒤집힐 뻔했던 5국. 승리를 눈앞에 둔 김정현(오른쪽)에게서 큰 실수가 나오면서 실시간 스코어가 50대 50, 원점을 돌아가는 사태가 벌어졌다. 이후 파란만장한 내용이 펼쳐졌으나 결국 냉정을 되찾은 김정현이 원래대로 승리.


▲ 1지명 최철한이 랭킹 7위, 2지명 나현이 10위, 3지명 변상일이 9위로 주장급만 세 명이란 소릴 듣는 포스코켐텍. 여유가 넘친다.


▲ 올 시즌 3연속 우승의 주역들을 모두 내주고 신장개업을 했지만 아쉽게 셔터를 내려야 할 처지가 된 티브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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