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진서가 이겼다
2017 KB국민은행 바둑리그 15라운드 1경기
팀 승부는 화성시코리요가 정관장 황진단에 3-2 승
신진서가 이겼다. 모두의 관심이 집중된 추석 슈퍼매치에서 랭킹 2위 신진서가 톱랭커 박정환을 379수 만에 반집차로 꺾었다.
두 기사의 대결은 지난해 TV바둑아시아숸수권전 이후 13개월 만. KB리그에선 지난해 5월의 개막전 이후 1년 5개월 만이었다. 경기 전 장고는 박정환, 속기는 신진서가 유리할 것이라는 평이 많았는데 예상대로의 결과가 나왔다. 신진서 쪽에서 2승5패였던 상대 전적도 3승5패로 격차가 좁혀졌다.
격전이었다. 장장 379수를 두었다. 예전 기록을 조사해 보았다. 지난해 바둑리그 8라운드에서 이세돌-김정현이 389수를 둔 일이 있었다. 역대 두 번째 기록으로 새겨졌다.
쌍방 집과 관계된 곳을 다 두고 나니 바둑판에 둘 수 있는 집과 무관한 빈 자리(공배)는 세 군데뿐이었다. 가로 19줄, 세로 19줄의 바둑판에 착점할 수 있는 자리는 19×19해서 361인데 379수까지 갔으니 패싸움도 치열했다.
5일 저녁 바둑TV에서 서로의 모든 것을 걸고 싸운 박정환-신진서 대국의 결말은 이랬다. 2017 KB국민은행 바둑리그 15라운드 1경기였다.
사투의 흔적들도 가득했다. 따낸 돌만 박정환이 41개, 신진서가 39개나 됐다. 대국 중엔 들어낼 수 없는 사석까지 합치니 박정환 54개, 신진서 58개로 불어났다. 계가를 위해 서로의 집을 모두 메운 다음 남은 사석을 비교해 승부가 결정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아, 이거 이상한데요. 이러면 승부가 원점으로 돌아간 거잖아요" 신진서의 80대 20 우세를 가리키던 실시간 스코어가 돌연 50대 50으로 변하자 중계석의 송태곤 해설위원이 난감하다는 듯 고개를 가로저었다.
바둑이 끝나갈 즈음 튀어나온 신진서의 끝내기 실수가 승부를 급작스럽게 혼돈으로 몰고 갔다. 신진서의 1집반 승리가 확실해 보였던 상황에서 졸지에 알 수 없는 반집 승부. 과연 누가 이길지를 놓고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박정환의 반집승을 말하는 기사들의 수가 점점 늘어나기 시작했다.
이 위기를 신진서가 극복해냈다. 마지막 남은 반패 하나와 이단패 하나, 두 곳을 필사적으로 버텨냈다. 딱 팻감 하나가 많았다. 대다수가 넘어간 걸로 본 반집을 자석처럼 도로 끌어당겼다. 중계석의 송태곤 해설자가 "대단하다.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다"고 말했을 정도로 엄청난 집중력이 가져다준 승리였다.
박정환, 9연승서 스톱...신진서는 2년 연속 다승왕 확정
'추석 혈전' 다섯 판 중 네 판이 300수 넘겨
김영삼 감독 "오늘 1,800수는 두는 것 같다" 비명
주장전의 사투가 도화선이 되었을까. 신진서의 승리로 1-1 동률이 된 이후에도 매판 300수가 넘어가는 격전이 이어졌다. 이창호 9단과 강유택이 맞붙은 장고대국이(1국)이 327수, 4국과 5국도 각각 366수와 335수를 넘기는 초장 접전이었다(지켜보기만 해도 숨이 막혔던지 김영삼 감독은 "오늘 합해서 1,800수는 두는 것 같다"고 비명을 질렀다).
'추석 혈전'이라 해도 좋을 이 승부를 화성시코리요가 가져갔다. 최재영의 선제점에 이어 김승재의 리드타, 마지막 송지훈의 결승점이 징검다리식으로 이어졌다. 어느 하나 쉬운 판이 없었고 어느 하나 예측대로 흘러간 판이 없었다.
장장 5시간에 걸쳐 양 팀의 사투를 중계한 송태곤 해설자는 "실로 오랜만에 보는 명승부였다"고 감회를 전한 다음 "이 경기를 지면 끝장이라는 화성시코리요 선수들의 절절함이 빚어낸 승리"라는 말로 길었던 저녁을 마무리했다.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막강한 선두팀을 상대로 승리한 화성시코리요는 5승8패, 순위도 8위에서 6위로 두 단계가 뛰며 포스트시즌의 희망을 한껏 살려나갔다. 반면 뜻하지 않게 하위팀에게 밞목이 잡힌 정관장 황진단은 올 시즌 두 번째 패배의 아픔을 맛보며(12승2패) 자력 우승의 기회를 다음으로 미뤘다.
6일엔 7위 티브로드(5승8패)와 3위(8승4패) 포스코켐텍이 대결한다. 대진은 신민준-최철한, 강동윤-나현, 류수항-이원영, 류민형-변상일,김정현-윤찬희(이상 앞이 티브로드).
팀 승부는 화성시코리요가 정관장 황진단에 3-2 승
신진서가 이겼다. 모두의 관심이 집중된 추석 슈퍼매치에서 랭킹 2위 신진서가 톱랭커 박정환을 379수 만에 반집차로 꺾었다.
두 기사의 대결은 지난해 TV바둑아시아숸수권전 이후 13개월 만. KB리그에선 지난해 5월의 개막전 이후 1년 5개월 만이었다. 경기 전 장고는 박정환, 속기는 신진서가 유리할 것이라는 평이 많았는데 예상대로의 결과가 나왔다. 신진서 쪽에서 2승5패였던 상대 전적도 3승5패로 격차가 좁혀졌다.
격전이었다. 장장 379수를 두었다. 예전 기록을 조사해 보았다. 지난해 바둑리그 8라운드에서 이세돌-김정현이 389수를 둔 일이 있었다. 역대 두 번째 기록으로 새겨졌다.
쌍방 집과 관계된 곳을 다 두고 나니 바둑판에 둘 수 있는 집과 무관한 빈 자리(공배)는 세 군데뿐이었다. 가로 19줄, 세로 19줄의 바둑판에 착점할 수 있는 자리는 19×19해서 361인데 379수까지 갔으니 패싸움도 치열했다.
5일 저녁 바둑TV에서 서로의 모든 것을 걸고 싸운 박정환-신진서 대국의 결말은 이랬다. 2017 KB국민은행 바둑리그 15라운드 1경기였다.
사투의 흔적들도 가득했다. 따낸 돌만 박정환이 41개, 신진서가 39개나 됐다. 대국 중엔 들어낼 수 없는 사석까지 합치니 박정환 54개, 신진서 58개로 불어났다. 계가를 위해 서로의 집을 모두 메운 다음 남은 사석을 비교해 승부가 결정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아, 이거 이상한데요. 이러면 승부가 원점으로 돌아간 거잖아요" 신진서의 80대 20 우세를 가리키던 실시간 스코어가 돌연 50대 50으로 변하자 중계석의 송태곤 해설위원이 난감하다는 듯 고개를 가로저었다.
바둑이 끝나갈 즈음 튀어나온 신진서의 끝내기 실수가 승부를 급작스럽게 혼돈으로 몰고 갔다. 신진서의 1집반 승리가 확실해 보였던 상황에서 졸지에 알 수 없는 반집 승부. 과연 누가 이길지를 놓고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박정환의 반집승을 말하는 기사들의 수가 점점 늘어나기 시작했다.
이 위기를 신진서가 극복해냈다. 마지막 남은 반패 하나와 이단패 하나, 두 곳을 필사적으로 버텨냈다. 딱 팻감 하나가 많았다. 대다수가 넘어간 걸로 본 반집을 자석처럼 도로 끌어당겼다. 중계석의 송태곤 해설자가 "대단하다.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다"고 말했을 정도로 엄청난 집중력이 가져다준 승리였다.
박정환, 9연승서 스톱...신진서는 2년 연속 다승왕 확정
'추석 혈전' 다섯 판 중 네 판이 300수 넘겨
김영삼 감독 "오늘 1,800수는 두는 것 같다" 비명
주장전의 사투가 도화선이 되었을까. 신진서의 승리로 1-1 동률이 된 이후에도 매판 300수가 넘어가는 격전이 이어졌다. 이창호 9단과 강유택이 맞붙은 장고대국이(1국)이 327수, 4국과 5국도 각각 366수와 335수를 넘기는 초장 접전이었다(지켜보기만 해도 숨이 막혔던지 김영삼 감독은 "오늘 합해서 1,800수는 두는 것 같다"고 비명을 질렀다).
'추석 혈전'이라 해도 좋을 이 승부를 화성시코리요가 가져갔다. 최재영의 선제점에 이어 김승재의 리드타, 마지막 송지훈의 결승점이 징검다리식으로 이어졌다. 어느 하나 쉬운 판이 없었고 어느 하나 예측대로 흘러간 판이 없었다.
장장 5시간에 걸쳐 양 팀의 사투를 중계한 송태곤 해설자는 "실로 오랜만에 보는 명승부였다"고 감회를 전한 다음 "이 경기를 지면 끝장이라는 화성시코리요 선수들의 절절함이 빚어낸 승리"라는 말로 길었던 저녁을 마무리했다.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막강한 선두팀을 상대로 승리한 화성시코리요는 5승8패, 순위도 8위에서 6위로 두 단계가 뛰며 포스트시즌의 희망을 한껏 살려나갔다. 반면 뜻하지 않게 하위팀에게 밞목이 잡힌 정관장 황진단은 올 시즌 두 번째 패배의 아픔을 맛보며(12승2패) 자력 우승의 기회를 다음으로 미뤘다.
6일엔 7위 티브로드(5승8패)와 3위(8승4패) 포스코켐텍이 대결한다. 대진은 신민준-최철한, 강동윤-나현, 류수항-이원영, 류민형-변상일,김정현-윤찬희(이상 앞이 티브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