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원

바둑뉴스

바둑뉴스

천리안 감독의 이유 있는 연승 행진

등록일 2017.08.12

2017 KB국민은행 바둑리그 8라운드 2경기
포스코켐텍, BGF리테일CU에 3-2 승


"초반에 2패 정도면 할만하다더니 정말 그렇네요"

"천리안 감독, 인정해야겠어요"


포스코켐텍이 또 다시 승리를 거두며 연승 행진을 이어가자 중계석 홍민표 해설자와 최유진 캐스터의 입에서 김성룡 감독에 대한 칭찬이 앞다퉈 나왔다. "어떻게 이런 흐름을 다 읽었는지 소름이 돋는다"는 감탄도 더해졌다.

감독이 브랜드이고 감독의 명성이 선수들을 능가하는 팀, 김성룡의 포스코켐텍이 연승 숫자를 또 하나 늘렸다. 11일 저녁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 2017 KB리그 8라운드 2경기에서 BGF리테일CU를 3-2로 누르고 5연승을 달렸다.

▲ 기선 제압이 걸린 2지명 맞대결에서 나현이 이지현을 174수 만에 불계로 꺾었다. "알파고 기보를 공부하면서 많이 세게 두고 따라하려 한다"는 나현이 복잡한 싸움을 마다하지 않고 정면 승부를 걸어가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2지명 나현의 선제점에 이어 5지명 윤찬희의 리드타, 주장 최철한의 결승점이 차례로 이어졌다. 3지명의 랭킹이 8위일 만큼 '쓰리톱'의 화력이 막강한 포스코켐텍이다. 간혹 이 중 하나가 패하면 4지명 이원영과 5지명 윤찬희가 교대로 공백을 메워준다. 잘될 수밖에 없는 집안이다.

포스코켐텍은 지난해 1승4패의 밑바닥에서 시작해 10연승의 기적을 이뤄냈다. 올해는 초반 2패만을 당한 상태에서 연승 흐름을 타기 시작했으니 페이스 면에서 비교가 안 된다. 훨씬 좋고 훨씬 빠르다.

일찌감치 가속도를 붙이는 배경엔 2지명 나현과 3지명 변상일, 쌍두마차의 활약이 자리하고 있다. 시즌 초반 3라운드 때 중국 을조리그에 참가하느라 동시에 결장했던 두 사람은(그 여파로 팀은 정관장 황진단에 1-4로 패했다) 그 빚을 갚기라도 하듯 나란히 5승1패의 활약상을 펼치고 있다.

▲ 4연승 중인 이동훈과 5승 무패의 변상일. 랭킹 7위와 8위의 대결로도 관심을 모은 2국에서 이동훈(왼쪽)이 승리했다. 하변 접전에서 변상일이 깜빡 수순 하나를 놓친 것이 뼈아픈 역전패로 이어졌다.


나현, 변상일 쌍두마차에 5지명 윤찬희 맹활약

포스코켐텍 5승2패 단독 2위 부상...김성룡 감독 "만족한다"


여기에 또 한 명 빼놓을 수 없는 사람이 5지명 윤찬희다. 4라운드에서 최종 주자로 나서 팀의 '2패 뒤 3연승'을 결정 짓더니 5라운드에선 천하의 이세돌을 꺾었다. 그 뿐인가, 6라운드에선 반집으로 또 한 번 결승점을 찍었고 이날은 1-1의 상황에서 BGF리테일CU의 추격을 뿌리치는 값진 승점을 올렸다.

김성룡 감독은 "큰 덩치에 걸맞게 묵묵히 제 할 일을 다해주는 선수"라며 틈만 나면 추어올린다. 5연승을 거둔 후의 인터뷰에서도 "윤찬희가 큰 역할을 해줬다"는 말을 가장 먼저 꺼냈다. 사실이 그랬다. 윤찬희가 아니었다면 포스코켐텍의 연승은 벌써 끊겼을 것이다.

▲ 부진한 성적으로 지난 경기를 쉬기도 했던 진시영(오른쪽). 윤찬희에게는 상대 전적에서 크게 앞서 있어(4승1패) 승리에 대한 기대감이 어느 때보다 컸으나 아쉽게도 연패를 이어갔다.


결승점은 주장 최철한의 손에서 나왔다. 국가대표 전력분석관을 지내기도 했던 김성룡 감독의 지략이 단단히 한 몫을 했다.

속기대국에서 졌다 이겼다를 반복하는(3승3패) 최철한의 페이스가 늘 걱정거리였다. 마침 BGF리테일CU에서 허영호를 장고대국에 출전시킬 것 같다는 감이 왔고, 최철한으로 하여금 상대의 핵심 선수를 잡게 하면 금상첨화라는 판단이 들었다.

결과는 대성공. 김성룡 감독은 승리 인터뷰에서 "이것 말고는 맞춘 게 없다"며 웃었지만 5연승을 달성하는 데엔 그것이면 충분했다.

▲ BGF리테일CU는 '검증된 식스맨' 이창석(왼쪽)이 4연승 중인 이원영을 꺾는 개가를 올렸지만 팀 패배 후여서 아쉬움을 샀다. 올 시즌 4지명과 5지명의 빈자리를 오가며 '주전급 조커'로 활약하고 있는 이창석은 4승1패.


12일엔 8위(1승5패) 한국물가정보와 5위(3승3패) Kixx가 8라운드 3경기를 벌인다. 대진은 박영훈-윤준상, 한태희-백홍석, 원성진-김지석, 설현준-강승민, 안국현-김기용(이상 앞이 한국물가정보).

▲ (김성룡 감독) "전반기에 5승3패 정도 생각했는데 이미 5승을 달성한 만큼 만족한다. 이대로 가면 11승 정도 하지 않을까" "정관장 황진단이 워낙 잘나가는 만큼 2위로 정규시즌을 마치는 게 목표다"

(나현) "알파고 기보를 많이 놓아보면서 흑번은 좋아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백번은 잘 모르겠다. 더 공부를 해야 하지 않을까"






▲ 표정에서 여유가 묻어나는 포스코켐텍 검토진. 전반기 마지막 라운드는 Kixx와 대결한다.


▲ 주장 이동훈이 잘해주고 있는데도 가속도가 붙지 않고 있는 BGF리테일CU. 3지명 허영호(2승5패)와 4지명 진시영(1승5패)의 회복이 절실하다.


▲ 이날 중계석의 '일일 MC' 코너엔 중앙일보 바둑담당 정아람 기자(가운데)가 출연해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놓았다. '알고 보면 훈남'으론 김정현을, 어머니(열혈 바둑팬이다)와 자신이 좋아하는 기사론 홍성지를 꼽아 눈길을 끌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