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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적 SK 넘은 김성룡 감독 "큰 판 이겼습니다"

등록일 2017.08.05

2017 KB국민은행 바둑리그 7라운드 2경기
포스코켐텍, SK엔크린에 4-1 승
이원영, '박민규 돌풍' 제압하고 결승점


개봉된 오더는 세 판에서 동지명 대결이 벌어졌다(그것도 1~3지명 맞대결이다). 당연히 그 세 판의 힘겨루기가 승부판으로 모아졌다. 거기에다 나머지 두 판은 4,5지명 간의 크로스 대결. 올 시즌 들어 가장 치열한 대결이 형성됐다.

매판이 흥미롭고 매판이 살얼음판 형국을 띤 승부를 포스코켐텍이 제압했다. 4일 저녁 바둑TV 스튜디오에서 벌어진 2017 KB국민은행 바둑리그 7라운드 2경기에서 SK엔크린을 4-1로 완파했다.

▲연승팀 간의 대결이었던 만큼 어느 한 쪽은 연승이 끊기는 것이 불가피했다.


출발은 포스코켐텍이 좋았다. 가장 먼저 끝난 2지명 맞대결에서 나현이 이영구를 꺾으며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하지만 바로 옆, 관심이 집중된 1지명 맞대결은 쉽사리 승부를 예측할 수 없었다.

최철한이 보기 드문 축 착각을 범하는가 하면, 안성준 역시 장기인 마무리 분야에서 크게 흔들리는 등 서로에게서 크고 작은 실수가 이어졌다. 그 때마다 실시간 스코어는 이쪽 저쪽을 오가며 춤을 췄고, 지켜보는 사람들의 입에선 바짝 바짝 침이 말라갔다.

▲ 이영구와의 상대 전적을 3승3패로 만들며 시즌 4승1패가 된 나현(오른쪽). 유일한 패배는 4라운드에서 박정환에게 당한 것이다.


더욱 기막힌 것은 이런 우여곡절을 겪고도 승부는 반집에 목을 매어야 하는 상황이 됐다는 것. 결국 300수가 넘도록 긴긴 반패 싸움이 이어진 끝에 최철한이 1집반을 남기면서 파란만장했던 한 판이 끝이 났다. 포스코켐텍은 환호했고 SK엔크린은 침묵했다.

▲(김성룡 감독)"나현아 나현아, 철한이 왜 저러니" "반패를 안 해도 이겨있는데...혹시 계가가 안 되는 거 아니니"

(나현)"그럴리가요. 제 눈엔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것 같은데요..."


1,2지명 간 맞대결을 모두 쓸어담으며 승리를 예약한 포스코켐텍은 여유만만했다. 직후의 장고대국은 내줬지만, 후반 속기전에서 4지명 이원영이 '5지명 돌풍'의 주역 박민규를 제압하며 일찌감치 3-1로 승부를 끝냈다.

▲ 5연승을 달리던 박민규에게 일격을 가하며 팀 승부에 쐐기를 박은 이원영(왼쪽). "두고 보십시요. 박민규에겐 이원영이 딱 입니다" 대국 전부터 김성룡 감독이 자신 있게 내뱉은 말이 쪽집개처럼 들어맞았다. 직전 경기에서 강동윤을 꺾기도 했던 이원영은 초반 2패 후 4연승의 상승세.


팀 승부와는 관계가 없었지만 마지막 5국, 3지명 맞대결의 결과도 포스코켐텍으로선 중요했다. 이 판을 이겨 4-1로 승리하면 SK엔크린과 팀 전적(4승2패. 동률 2위)에 이어 개인 승수까지도 완벽하게 같아지기 때문이었다. 결국 변상일마저 승리하면서 김성룡 감독은 원하는 바를 모두 이뤘다.

회식은 필연이었다. 오늘 만큼은 세상 누구도 부럽지 않은 표정이 되어 왔다갔다하던 김 감독이 외쳤다.

"얘들아, 오늘은 곱창 말고 치맥하자. 나 오늘 세종시 안 내려간다"

▲ 팀 승리가 결정되자마자 "큰 판을 이겼습니다"라며 기뻐한 김성룡 감독. "이러다 또 10연승 하는 거 아니냐"고 묻자 "아이고, 갈 길이 멀고도 멉니다" 웃으며 손사레를 쳤다.


5일엔 최하위 신안천일염(1승5패)과 6위(2승3패) BGF리테일CU가 7라운드 3경기를 벌인다. 대진은 조한승-허영호, 한상훈-이동훈, 이세돌-최정, 목진석-이창석, 심재익-이지현(이상 앞이 신안천일염). 팀이나 개인 승패와 관계 없이 '돌아온 이세돌'과 '홍일점' 최정의 만남에 모든 시선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둘은 2년 전 KBS바둑왕전에서 딱 한 번 만나 이세돌이 승리한 바 있다.





▲ 장고대국에서 이태현(왼쪽)이 윤찬희에게 당한 3전 3패의 사슬을 끊은 것이 SK엔크린의 유일한 승리가 됐다.


▲ 최근 3경기에서 이세돌-신민준-박영훈을 차례로 연파한 홍성지의 기세는 변상일(오른쪽)에 의해 막혔다. 올 들어 몰라보게 홀쪽해지고 말주변도 좋아진 변상일은 시즌 5연승.


▲ 표정에서 강자의 여유가 느껴지는 포스코켐텍. 만만치 않을 것이란 예상을 깨고 1~3지명 맞대결에서 완승을 거뒀다.


▲ 뜻밖의 대패를 당한 SK엔크린. 최근 3경기에서 연속 대승을 거둔 전과가 조금 무색해졌다. 다음 라운드에선 리그 1위 정관장 황진단과 대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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