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원

바둑뉴스

바둑뉴스

[준PO] 박정환, 박영훈에 집념의 반집 역전승

등록일 2016.11.04

2016 KB국민은행 바둑리그 준플레이오프
주장 맞대결 승리한 티브로드, 첫날 2-0 앞서

2016 KB리그의 진정한 챔피언을 가리는 포스트시즌이 드디어 시작됐다. 그 첫 관문인 준플레이오프 첫날 경기에서 디펜딩 챔피언 티브로드가 활짝 웃었다.

3일 오후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 2016 KB국민은행 바둑리그 준플레이오프 첫날 경기에서 정규시즌 3위팀 티브로드가 4위팀 SK엔크린에 2-0으로 앞섰다. 티브로드는 1국(장고) 주장 맞대결에서 톱랭커 박정환이 박영훈을 상대로 집념의 반집 역전승을 거둔 다음 2국에서도 5지명 박민규가 이태현을 불계로 물리쳤다. 팀 승리에 단 1승만을 남긴 티브로드는 플레이오프 진출이 유력해졌다.

<제1국> '장고의 제왕' 박영훈에 박정환 맞불

준플레이오프는 단판 승부다. 지고 나면 뒤가 없다. 총력전에 나선 SK엔크린이 주장 박영훈을 첫날 장고대국에 투입시킬 것이라는 것은 어느 정도 예상됐던 오더. 이에 대해 티브로드 역시 박정환이라는 맞불 승부수를 띄우면서 시작부터 주장 맞대결이 성사됐다.

팬들의 입장에선 놓칠 수 없는 박매치이지만 지는 쪽은 치명상을 입을 수 있기에 감독들로선 어지간하면 피하고 싶었을 대결. 하지만 뚜껑이 열린 이상 둘 중 하나는 쓰러져야 했고, 승부의 흐름 또한 한 수 삐끗하면 바로 낭떠러지인 상황으로 치달으면서 양 팀 검토실이 느끼는 긴장감은 상상 이상으로 고조되어만 갔다.


▲ 중반 한 때 박정롼의 7:3 우세를 진단하기도 했던 국가대표 검토진의 판정은 종반에 들어와선 '6:4 박영훈의 우세'로 바뀐다(화면 왼쪽 하단에 '소신산 박영훈의 진가'라는 메시지가 보인다).
하지만 실상은 끝내기가 얼마 남지 않은 시점이어서 박영훈의 승리가 거의 굳어진 거나 다름 없는 상태. 한데 바로 이 시점부터 바둑이 역전의 급류를 탄다.



▲ 좌하쪽 백1로 내려선 것이 박영훈 고심의 일착이지만 방향이 빗나갔다(국후 가로 찌르는 등 중앙을 신경써야 했다는 것이 정답으로 제시됐다).
직후 박정환이 흑1로 붙인 다음 3으로 맞끊어간 것이 최후의 승부수이자 승착. 축 장문이 모두 성립하지 않는 이 수로 인해 백은 혼란에 빠졌고, 결국 흑의 반집 역전승으로 낙착됐다.


1국의 패배가 너무 아쉬워서였을까. SK엔크린의 2국 주자로 등판한 이태현은 그다운 끈덕진 면을 발휘하지 못하고 박민규에게 쉽게 무릎을 꿇었다. "이태현이 이렇게 일방적으로 밀리는 것은 처음 본다" "포스트시즌이 처음이라 부담이 컸던 것 같다"라는 말이 이현욱 해설자로부터 나왔다.


▲ 랭킹 33위 박민규(왼쪽)와 40위 이태현은 이 번이 첫대결. 팽팽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중반 박민규의 날카로운 역습에 이태현이 속절 없이 무너졌다. 최후엔 이태현의 대마가 잡히며 1시간 20분만에 승부 종료(146수 박민규 백 불계승).


위기의 SK엔크린은 둘째 날 첫 대국(3국)에 나설 선수로 2지명 안성준을 공표했다. 반면 여유가 있는 티브로드 3지명 김승재를 맞상대로 발표. 랭킹에선 안성준 7위, 김승재 28위로 제법 차이가 나지만, 2승2패의 상대 전적에 최근 김승재의 컨디션이 최고라는 점에 기대를 거는 눈치다.


▲ 경기 종료 후 마이크를 잡은 박정환과 티브로드 이상훈 감독.

(박정환)"(-오늘 대국 소감은) 중반까진 괜찮았는데 이후 패싸움 과정에서 팻감을 잘못 세는 바람에 어려워졌다." "(-응씨배 큰 승부를 치렀는데) 끝에 가서 부담감을 못이겨 진 것 같다. 다음에 그런 기회가 온다면 반드시 이기겠다."

(이상훈 감독)"(-오더는 그 때 그 때 정하나) 우리 팀은 5국까지 정해져 있다."(-내일 예상은)안성준이 강해서 쉽지 않겠지만, 주장 맞대결에서 승리하면서 우리 팀의 사기가 높다. 이동훈이 출전하지 않고 이겼으면 한다."


티브로드와 SK엔크린의 준플레이오프는 내일 결판이 나며 승리한 팀은 18일부터 3번기로 2위 정관장 황진단과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2016 KB국민은행 바둑리그의 팀 상금은 포스트시즌 성적에 따라 1위 2억원, 2위 1억원, 3위 6,000만원, 4위 3,000만원. 매 대국의 오더는 앞 대국 종료 후 10분 이내에 제출하며 생각 시간은 장고의 경우 1시간에 1분 초읽기 1회, 속기는 10분에 40초 5회다.








▲ 4시간의 격전을 치른 박정환이 식은 도시락으로 저녁을 때우고 있다.



▲ SK엔크린에 전후반기 모두 패했던 티브로드는 어려운 첫 관문을 무난히 넘을 태세다.



▲ 창단 5년 만에 처음 포스트시즌을 밟은 SK엔크린은 기적 같은 역전을 이뤄낼 수 있을까.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