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하게 때론 부드럽게, 박정환의 '천적관계 굳히기'
2016 KB국민은행 바둑리그 7라운드 4경기
티브로드, 자존심 회복 선언...화성시코리요에 4-1 승
상대 전적 9승1패. 이쯤되면 가볍게 볼 만도 하건만 행여 풀숲을 건드릴까 조심하고 또 조심했다. 어려운 국면을 정리하는 수순은 흐르는 강물 같았고, 승리를 다지는 시점에서의 결단은 폭포가 내리꽂듯 단호했다. 이름하여 '천적관계 굳히기'. 홍성지를 상대로 한 절정고수 박정환의 무결점 승리 답안이다.
일찍이 없었던 3연패를 당하며 최하위까지 쳐졌던 티브로드가 부활의 총성을 쐈다. 25일 저녁 바둑TV 스튜디오에서 벌어진 2016 KB국민은행 바둑리그 7라운드 4경기에서 티브로드는 2지명 이동훈을 제외한 주전 전원이 승리하며 화성시코리요를 4-1로 눌렀다.
오랜 잠에서 깨어난 거인이 기지개를 펴듯 모처럼의 대승이었다. 3연패의 수모를 당하며 올 때까지 왔다는 교감이 이뤄지자 강팀의 위용이 되살아났다.
시작하자마자 이동훈이 김정현의 역습 한방에 무릎을 꿇었지만 문제가 되지 않았다. 안조영을 상대로 5연패의 사슬을 끊은 김승재의 동점타를 신호탄으로 박민규 강유택의 승리가 차례로 이어졌다(티브로드 3-1 승). 승부와는 관계가 없었지만 주장 박정환은 마지막 끝난 장고대국에서 승점을 추가하며 '부활'에 힘을 실었다.
방송 중계는 박정환-홍성지의 장고대국에 초점이 모아졌다(이 바람에 이동훈-김승재의 대국을 제외한 다른 판들이 전혀 비춰지지 않았다). 지명도나 네임밸류면에서 이해가 가는 일이지만 판의 내용이 활시위를 당기듯 팽팽하게 전개된 것도 한 몫을 했다.
둘의 상대 전적은 박정환의 9승1패(홍성지는 2007년부터 무려 8연패를 당해 오다 지난해 말 명인전 준결승 2국에서 처음 승리를 맛봤다). 흔히 말하는 천적관계가 형성돼 있었지만 모니터로 지켜보는 승부는 만만치 않았다. 국가대표팀의 판정도 계속해서 5:5. 갈기를 바짝 세운 홍성지의 저항에 박정환은 약간 움찔하는 모습마저 보였다.
하지만 결단의 시점이 오자 승부패를 걸어 중앙 요석을 잡았고, 3~4집반의 넉넉한 우세가 확인된 후에도 완벽한 수순으로 바꿔치기에서 이득을 보는 등 격차를 더욱 벌려나갔다. 기회가 왔을 때 상대의 기를 확실히 꺾어놓는다는 일류들만의 독한 수법. 4시간 넘는 사투에 지칠대로 지친 홍성지는 질린 얼굴이 되어 돌을 거둘 수 밖에 없었다.
승리한 티브로드는 바닥권 탈출에 성공하며 3승4패, 순위를 한 단계(6위) 끌어올렸다. 반면 화성시코리요는 최근 연승한 기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3승3패(3위), 상위권 진입을 다음 기회로 미루게 됐다.
이리하여 성하의 날씨만큼이나 뜨거웠던 7라운드가 막을 내렸다. 팀 순위는 정관장 황진단(6승1패)이 일찌감치 독주 태세를 굳힌 가운데 SK엔크린(4승2패)이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추격하는 구도. 하지만 그 바로 밑에는 3승팀 네 팀과 2승팀 세 팀이 꼬리를 물듯 이어져 있어 어느 구름이 어떤 비를 몰고올지 예보가 불가능한 상태다.
9개 팀이 더블리그를 벌여 상위 4팀이 포스트시즌에 올라 최종 순위를 다투는 2016 KB국민은행 바둑리그의 팀 상금은 1위 2억원, 2위 1억원, 3위 6,000만원, 4위 3,000만원. 상금과는 별도로 매 대국 승자는 350만원, 패자는 60만원을 받는다.
티브로드, 자존심 회복 선언...화성시코리요에 4-1 승
상대 전적 9승1패. 이쯤되면 가볍게 볼 만도 하건만 행여 풀숲을 건드릴까 조심하고 또 조심했다. 어려운 국면을 정리하는 수순은 흐르는 강물 같았고, 승리를 다지는 시점에서의 결단은 폭포가 내리꽂듯 단호했다. 이름하여 '천적관계 굳히기'. 홍성지를 상대로 한 절정고수 박정환의 무결점 승리 답안이다.
일찍이 없었던 3연패를 당하며 최하위까지 쳐졌던 티브로드가 부활의 총성을 쐈다. 25일 저녁 바둑TV 스튜디오에서 벌어진 2016 KB국민은행 바둑리그 7라운드 4경기에서 티브로드는 2지명 이동훈을 제외한 주전 전원이 승리하며 화성시코리요를 4-1로 눌렀다.
오랜 잠에서 깨어난 거인이 기지개를 펴듯 모처럼의 대승이었다. 3연패의 수모를 당하며 올 때까지 왔다는 교감이 이뤄지자 강팀의 위용이 되살아났다.
시작하자마자 이동훈이 김정현의 역습 한방에 무릎을 꿇었지만 문제가 되지 않았다. 안조영을 상대로 5연패의 사슬을 끊은 김승재의 동점타를 신호탄으로 박민규 강유택의 승리가 차례로 이어졌다(티브로드 3-1 승). 승부와는 관계가 없었지만 주장 박정환은 마지막 끝난 장고대국에서 승점을 추가하며 '부활'에 힘을 실었다.
방송 중계는 박정환-홍성지의 장고대국에 초점이 모아졌다(이 바람에 이동훈-김승재의 대국을 제외한 다른 판들이 전혀 비춰지지 않았다). 지명도나 네임밸류면에서 이해가 가는 일이지만 판의 내용이 활시위를 당기듯 팽팽하게 전개된 것도 한 몫을 했다.
둘의 상대 전적은 박정환의 9승1패(홍성지는 2007년부터 무려 8연패를 당해 오다 지난해 말 명인전 준결승 2국에서 처음 승리를 맛봤다). 흔히 말하는 천적관계가 형성돼 있었지만 모니터로 지켜보는 승부는 만만치 않았다. 국가대표팀의 판정도 계속해서 5:5. 갈기를 바짝 세운 홍성지의 저항에 박정환은 약간 움찔하는 모습마저 보였다.
하지만 결단의 시점이 오자 승부패를 걸어 중앙 요석을 잡았고, 3~4집반의 넉넉한 우세가 확인된 후에도 완벽한 수순으로 바꿔치기에서 이득을 보는 등 격차를 더욱 벌려나갔다. 기회가 왔을 때 상대의 기를 확실히 꺾어놓는다는 일류들만의 독한 수법. 4시간 넘는 사투에 지칠대로 지친 홍성지는 질린 얼굴이 되어 돌을 거둘 수 밖에 없었다.
승리한 티브로드는 바닥권 탈출에 성공하며 3승4패, 순위를 한 단계(6위) 끌어올렸다. 반면 화성시코리요는 최근 연승한 기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3승3패(3위), 상위권 진입을 다음 기회로 미루게 됐다.
이리하여 성하의 날씨만큼이나 뜨거웠던 7라운드가 막을 내렸다. 팀 순위는 정관장 황진단(6승1패)이 일찌감치 독주 태세를 굳힌 가운데 SK엔크린(4승2패)이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추격하는 구도. 하지만 그 바로 밑에는 3승팀 네 팀과 2승팀 세 팀이 꼬리를 물듯 이어져 있어 어느 구름이 어떤 비를 몰고올지 예보가 불가능한 상태다.
9개 팀이 더블리그를 벌여 상위 4팀이 포스트시즌에 올라 최종 순위를 다투는 2016 KB국민은행 바둑리그의 팀 상금은 1위 2억원, 2위 1억원, 3위 6,000만원, 4위 3,000만원. 상금과는 별도로 매 대국 승자는 350만원, 패자는 60만원을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