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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시간 접전… 심야열전 승자는 호반건설

등록일 2017.03.03

8개팀이 두 경기씩을 소화한 결과 나란히 1승 후 1패를 기록한 경기 호반건설과 서귀포 칠십리가 3라운드 첫 무대에서 마주했다. 2승째로 오르느냐 2패째를 당하느냐가 걸린 초반전의 기로이다. 두 차례 격돌했던 지난시즌에 1승씩을 주고 받은 바 있다.

2일 저녁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 2017 엠디엠 한국여자바둑리그 3라운드 1경기는 장장 5시간 공방 끝에 경기 호반건설이 서귀포 칠십리에 2-1 역전승을 거두고 2승1패를 기록했다. 서귀포 칠십리는 연패에 빠지면서 1승2패가 됐다.

출발은 서귀포 칠십리가 좋았다. 권주리에게 갚을 게 많은 조승아가 선제점을 올렸다. 조승아는 2015년 8월 여자입단대회 최종 부활전에서 권주리에게 패했고, 프로 입단이 1년 넘게 늦춰졌다. 또 최근엔 국가대표를 뽑는 최종전에서도 권주리에게 패했다.

▲ 서로 잘 아는 동문 조승아(왼쪽)와 권주리. 권주리에게 갚을 게 많은 조승아가 상대의 초반 무리를 찔러 우세를 잡았고 후반엔 엷음을 찔렀다.


쌓인 게 많아서일까. 그렇지 않아도 공격적 기풍인 조승아는 시종 강수로 일관했다. 좌변에서부터 얼키고 설켰다. 그 공방에서 권주리가 무리하자 매듭을 풀어가듯이 집과 두터움에서 앞섰다. 거친 조승아는 제법 유리한 데도 강수 연발로 불안한 면도 드리웠지만 불리한 적은 없었다.

박지연-오정아가 맞붙은 주장 대결이 중요한 열쇠를 쥐었다. 두 기사는 지역연고선수로 고향팀의 부름을 받은 공통점을 갖고 있다. 박지연은 1991년 경기도 광명에서, 오정아는 1993년 제주도 서귀포에서 태어났다.

장고판에 배치된 프렌차이즈 스타 간의 빅매치를 박지연이 제압했다. 중반 들어 느슨하게 대응하는 바람에 대마가 쫓기는 상황에 놓이기도 했지만 우상에서 오정아의 착각이 나오면서 갑작스럽게 판이 끝났다. 140수 만의 종국. 장고판인 데에도 동시에 시작한 조승아-권주리의 속기판과 종국 시간엔 별 차이가 없었다.

▲ 여자랭킹은 박지연(왼쪽)이 앞서고, 상대전적은 오정아가 앞서는 에이스 간의 장고판. 한창 전투가 벌어지는 도중에 오정아가 착각하면서 단명국이 됐다.


팀 스코어가 균형을 이루자 호반건설의 맏언니 김윤영이 힘을 냈다. 하지만 중반의 국면은 리그 1년차 장혜령이 좋았다. 김윤영은 행마가 깔끔하지 못해 초반의 우세를 날려 버린 반면 장혜령은 초반과 달리 안정감을 찾았다.

리그 첫승이 눈앞에 아른거린 탓인지 종반의 장혜령은 형세판단을 그르쳤다. 후퇴하는 수를 몇 차례 두었고, 그것이 쌓이자 덤을 내기가 어려워졌다. 그에 비해 불리해진 후의 김윤영은 노련한 승부호흡으로 팀 승리 결정과 함께 개인 3연승을 달렸다.



3일엔 부안 곰소소금과 여수 거북선이 3라운드 2경기를 벌인다. 대진은 김은선-김다영, 김혜민-이민진, 이유진-이슬아(앞쪽이 부안 곰소소금). 역시 1승1패팀 간의 대결이다.

2017 엠디엠 한국여자바둑리그 정규시즌은 8개팀 간의 더블리그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네 팀을 가려낸다. 매 경기는 3판다승제로 1국은 제한시간 1시간, 2ㆍ3국은 제한시간 10분으로 진행한다. 초읽기는 공히 40초 5회이다.

경기는 매주 목∼일(1ㆍ2국 오후 6시 30분, 3국 오후 8시 30분 시작) 열리며 일부는 통합라운드로 진행된다. 대회 총 규모는 7억8000만원, 우승상금은 5000만원. 상금과 별도로 매판 승자 100만원, 패자 30만원의 대국료가 지급된다.



▲ 이민배 통합예선보다 여자리그를 택한 조승아 초단은 지독하리만치 공격적 기풍이다.


▲ 초반 무리에 발목을 잡힌 권주리 초단.


▲ 에이스 대결을 제압한 박지연 4단.


▲ 급작스러운 난조로 돌을 거두고 만 오정아 3단.


▲ 김윤영 4단은 결승점과 함께 개인성적에서도 3연승을 달렸다.


▲ 장혜령 초단은 형세판단 착오로 여자리그 첫승이 미뤄졌다.


▲ 서귀포 칠십리 검토는 남자 프로기사들과 함께했다. 오른쪽부터 조인선 3단, 코치를 맡고 있는 이지현 6단, 박경근 5단, 그리고 이지현 감독과 장혜령 초단.


▲ 호반건설 진영엔 아마추어 팬들이 대거 응원을 왔다. 이다혜 감독이 출강하고 있는 바둑학원의 제자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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