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원

바둑뉴스

바둑뉴스

인제 하늘내린, 드디어 포스트시즌이 보인다

등록일 2015.03.20

한치 앞을 분간하기 어려웠던 안갯속에서 인제 하늘내린이 빛을 보았다. 인제 하늘내린은 19일 저녁 바둑TV 스튜디오에서 벌어진 2015 엠디엠 한국여자바둑리그 11라운드 3경기에서 서울 부광탁스를 2-1로 꺾었다. 이 승리는 포스트시즌 진출을 밝히는 빛줄기가 됐다.

이번에도 오유진과 박태희가 주역을 맡았다. 1주전 오유진이 김나현을 꺾었고, 2주전 박태희가 위즈잉을 꺾었다. 인제의 7승은 전부 17세 오유진과 21세 박태희가 담당했다. 두 기사는 팀의 개인승수 18승 중 17승을 거둬 들인 가공할 '투톱'이다(그동안 불러 왔던 '초단 투톱'은 하루 전 오유진의 승단으로 더는 붙일 수 없게 됐다).

박태희의 투지가 빛났다. 상대는 중국 여자랭킹 1위 위즈잉이었지만 위축되지 않고 자신의 바둑을 두었다. 우변에서 수를 내주어 열세에 놓였지만 흐트러지지 않았다. 오히려 집중력을 더 끌어올렸다. 바둑TV 이희성 해설자는 "후반 집중력과 버티는 힘이 좋았다"고 했고, 추두엽 진행자는 "9회말 투아웃에서 만루홈런을 날렸다"고 했다.

오유진은 개인전적 10승째(1패)를 올려 자신의 잔여 대국과 나머지 선수들의 대국 결과에 관계없이 다승 1위를 확정지었다. 정규시즌 다승왕에겐 트로피와 함께 100만원을 시상한다.


▲ 국내 최연소 여자 프로기사이자 최연소 여자리거인 오유진은 돋보이는 중반 운영으로 개인 10승째를 수확, 정규시즌 다승 1위를 확정했다.

승 고지에 오른 인제 하늘내린은 1위 자리를 지키며 포스트시즌 진출을 눈앞에 두었다. 최종 14라운만을 남겨두고 있는 가운데 내일(20일) 대결하는 부산 삼미건설에 이기면 정규시즌 1위로 챔피언결정전에 직행한다(대진은 오유진-강다정, 헤이자자-박지은, 박태희-박지연).

그래도 변수는 아직 있다. 2위부터 5위까지 네 팀이 6승5패로 바짝 뒤쫓고 있어 최종 라운드를 패할 경우엔 복잡해진다. 부산 삼미건설은 물론 경주 이사금, 그리고 서귀포 칠십리 또는 포항 포스코켐텍 중 한 팀과 더불어 총 네 팀이 동률(7승5패)을 이룰 수 있어 개인승수, 승자승까지 따져야 하는 상황에 처할 수 있다.

최종 라운드 대진은 부산 삼미건설-인제 하늘내린(20일), 부안 곰소소금-경주 이사금(21일), 서귀포 칠십리-포항 포스코켐텍(22일). 다만 경주 이사금이 이미 탈락한 부안 곰소소금에 덜미를 잡히면 인제 하늘내린은 최소 3위로 포스트시즌 진출이 보장된다.


▲ 역습과 역습을 주고 받았던 제1국. 대만 용병 헤이자자(왼쪽)의 역습에 고전하던 최정이 헤이자자가 간과했던 역습 한방으로 151수 만의 단명국을 만들었다.

한편 서울 부광탁스는 탈락이 확정된 가운데서도 외국선수 위즈잉을 투입하는 최선의 전력으로 유종의 미를 거두려 했으나 최하위로 떨어지고 말았다.

'바둑 두는 여자는 아름답다'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있는 여자바둑리그의 제한시간은 장고판인 1국이 1시간, 속기판인 2ㆍ3국이 각 10분(초읽기는 공히 40초 5회). 매판 승자는 80만원, 패자는 20만원을 받는다. 대회 총규모는 4억8000만원, 우승상금은 4000만원.






▲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서울 부광탁스에 발탁됐던 최정(19)은 8승4패로 시즌을 마감했다. "처음부터 기대를 많이 받고, 감독님과 팀원들의 믿음이 컸는데 거기에 부응하지 못해 매우 미안하다. 내년을 기약하겠다"는 감회를 남겼다.


▲ 갑작스럽게 국면을 망가뜨리는 패배가 잦은 헤이자자(21)는 또다시 첫승에 실패했다. 오정아ㆍ위즈잉ㆍ김윤영ㆍ김혜림ㆍ최정에게 차례로 쓴잔을 마셨다.


▲ 한국여자바둑리그가 낳은 최고의 스타 오유진(17). 소속팀은 1위를 달리고 있고 자신은 개인다승 1위를 확정했다.


▲ 부광탁스의 3주전 김나현(24)은 뷸규칙한 등판 속에 3승5패로 첫 시즌을 마쳤다.


▲ 위기 국면에서 팀을 구한 박태희(21). 박태희의 7승4패는 팀의 7승4패와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있다.


▲ 위즈잉의 4승3패는 '특급 용병'이라기에 무색하다. 이민진ㆍ박지은ㆍ헤이자자ㆍ강다정에게 이겼고, 이유진ㆍ김윤영ㆍ박태희에게 졌다.


▲ 위즈잉까지 투입하며 마지막까지 스포츠 정신을 보여준 서울 부광탁스. 시즌 내내 변함없었던 현장 열기는 7개팀 중 최고였다.


▲ 인제 하늘내린은 포스트시즌 진출 8부능선을 넘었다. 최종전 상대는 부산 삼미건설. 두 팀의 대결은 이기면 정규시즌 1위와 함께 챔피언결정전에 직행하는 반면 지면 포스트시즌 탈락까지도 걱정해야 하는 승부이다. 물론 져도 진출하는 경우의 수가 있긴 하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