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 설마 진짜 하는 거에요?'
우리는 주로 여자기사들을 경기에서 본다. 대국석에 여자기사들은 눈을 조용히 뜬 채 수읽기를 하며 무표정으로 앉아 있다.
끼와 발랄함으로 똘똘 뭉친 한국 여자기사들의 다른 면을 잘 발견하지 못하게 되는 것은 그 때문일 것이다. 이제 막 출항하는 한국여자바둑리그가 막을 올리는 자리에서 여자기사들은 톡톡 튀는 개성과 풋풋함을 마음껏 보여줬다. 무대만 만들어진다면 언제든지 끼를 발산할 여자기사들이다.
한국 바둑 사상 처음 열리는 여자바둑리그를 앞두고 어떤 심정인지, 어떤 각오와 포부를 가지고 있는지를 묻자 포스코켐텍팀의 조혜연 선수는 갓 입대한 훈련병 같은 우렁찬 목소리로 3행시를 지어 화답했다. 시를 낭독했다기보다는 외쳤다. 이ㆍ기ㆍ자를 운으로 한 시다(아래 사진 참조)
어찌나 우렁찬지 객석에서 깜짝깜짝들 놀랐다. 이영신 감독(왼쪽)과 주장 김채영(왼쪽에서 두 번째), 3장 김은선은 웃음을 찾느라 고개를 어디둘지 몰라했다.
'언니, 설마 그거 진짜 하는 거에요?'
신중한 준비 기간을 거치며 조금씩 윤곽을 드러내다 개막한 여자바둑리그의 첫 모습은 여자기사들의 발랄하고 재치 넘치는 대답들로 그렇게 화사했다.
13일 서울 종로 나인트리 컨벤션에서 열렸다. 식이 시작되기 전엔 원형 테이블마다 선수와 감독이 앉아 이야기 꽃을 피우는 모습이 보였고, 후원사 관계자와 한국기원 임직원이 바쁘게 움직이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팝페라 공연, 대회 관련 영상 상영 등이 행사를 빛내지만 그중 가장 재미있는 시간은 역시 일곱 팀 감독과 선수의 소감을 듣는 시간이었다. 개막식 무대에 오른 각 팀을 만나 본다.
관련기사 ▶ 한국여자바둑리그 개막 (☞클릭!)










부광탁스






부안 곰소소금




경주 이사금



부산 삼미건설



인제 하늘내린





제주 서귀포칠십리


포항 포스코켐텍











끼와 발랄함으로 똘똘 뭉친 한국 여자기사들의 다른 면을 잘 발견하지 못하게 되는 것은 그 때문일 것이다. 이제 막 출항하는 한국여자바둑리그가 막을 올리는 자리에서 여자기사들은 톡톡 튀는 개성과 풋풋함을 마음껏 보여줬다. 무대만 만들어진다면 언제든지 끼를 발산할 여자기사들이다.
한국 바둑 사상 처음 열리는 여자바둑리그를 앞두고 어떤 심정인지, 어떤 각오와 포부를 가지고 있는지를 묻자 포스코켐텍팀의 조혜연 선수는 갓 입대한 훈련병 같은 우렁찬 목소리로 3행시를 지어 화답했다. 시를 낭독했다기보다는 외쳤다. 이ㆍ기ㆍ자를 운으로 한 시다(아래 사진 참조)
어찌나 우렁찬지 객석에서 깜짝깜짝들 놀랐다. 이영신 감독(왼쪽)과 주장 김채영(왼쪽에서 두 번째), 3장 김은선은 웃음을 찾느라 고개를 어디둘지 몰라했다.
'언니, 설마 그거 진짜 하는 거에요?'
신중한 준비 기간을 거치며 조금씩 윤곽을 드러내다 개막한 여자바둑리그의 첫 모습은 여자기사들의 발랄하고 재치 넘치는 대답들로 그렇게 화사했다.
13일 서울 종로 나인트리 컨벤션에서 열렸다. 식이 시작되기 전엔 원형 테이블마다 선수와 감독이 앉아 이야기 꽃을 피우는 모습이 보였고, 후원사 관계자와 한국기원 임직원이 바쁘게 움직이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팝페라 공연, 대회 관련 영상 상영 등이 행사를 빛내지만 그중 가장 재미있는 시간은 역시 일곱 팀 감독과 선수의 소감을 듣는 시간이었다. 개막식 무대에 오른 각 팀을 만나 본다.
관련기사 ▶ 한국여자바둑리그 개막 (☞클릭!)

▲ 개그맨이자 한해원 3단의 남편 김학도 씨가 오랜만에 사회자로 나왔습니다. "한해원 3단에게 8년간 대마가 잡혀 손따라 살고 있죠~. 아내가 이런 행사는 무척 신경 써야한다고 코치해 줬습니다.
마술사 오은영 씨(오른쪽) "프로기사와 사니 어떻습니까?"
김학도 "네~ 부득탐승입니다. ^^"
마술사 오은영 씨(오른쪽) "프로기사와 사니 어떻습니까?"
김학도 "네~ 부득탐승입니다. ^^"

▲ 식전엔 퓨전음악 연주가 분위기를 흥겹게 했습니다.

▲ 여기에 마술쇼가 더해졌습니다. 주요한 마술은 1초 만에 옷 갈아입기였습니다. 그때마다 옷에는 한국여자바둑리그 7개팀 각각의 팀명이 붙었습니다.

▲ '와, 신기하다' 박지연(왼쪽) 박지은, '박박 자매'가 무대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 메인 스폰서는 MDM그룹입니다.

▲ 문주현 MDM그룹 회장 "대한민국의 여자는 강합니다. 그런데 바둑계는 세계적 스타가 없는 것 같습니다. 후원과 무대만 있다면 한국 여자기사 중에서도 스타가 나올 것입니다. 저희가 밀알이 되어 그 역할을 맡을 것입니다."

▲ 벌써부터 응원단도 보이네요.

▲ 박치문 한국기원 부총재(홍석현 한국기원 총재의 메시지를 대독) "참으로 흥겹고 기대에 찬 개막식입니다. 상대적으로 관심을 덜 받았다고 할 수 있는 여자기사들을 위한 무대가 마련되어 기쁩니다. 한국 바둑바둑사에서 용병제를 도입하는 것도 처음입니다. 좋은 승부를 펼쳐주기를 기대합니다."

▲ 파격적으로 용병제가 도입된 한국여자바둑리그. 대만 헤이자자 선수의 모습이 영상으로 공개되고 있습니다.

▲ 영상으로 한국여자바둑리그의 경기 방식이 소개되고 있습니다.
부광탁스

▲ 부광탁스부터 여자바둑리그 개막에 대한 소감과 포부를 들었습니다.

▲ "우리팀은 부광의 치약 이미지처럼 깨끗하고 맑은 이미지죠."

▲ - 최정 5단과 위즈잉 5단, 한국과 중국의 여자랭킹 1위를 보유하는 등 우승 후보란 얘기가 자자한데요?
권효진 부광탁스 감독 "승부란 변수가 있습니다. 감히 자신 있다고 말하긴 어렵네요."
권효진 부광탁스 감독 "승부란 변수가 있습니다. 감히 자신 있다고 말하긴 어렵네요."

▲ - 한국 여자 바둑계에서 강렬한 존재감을 보입니다. 승부에 대한 불씨는 언제부터 지펴졌습니까?
부광탁스 주장 최정 "불씨요? (바둑을) 시작할 때부터죠. 평생 이 불길이 꺼지지 않기를 바랍니다."
부광탁스 주장 최정 "불씨요? (바둑을) 시작할 때부터죠. 평생 이 불길이 꺼지지 않기를 바랍니다."

▲ - 라이벌 위즈잉과 한팀이 됐는데 느낌은요?
최정 "라이벌이라 말씀해주시니 영광입니다. 흠... 저는 위즈잉 5단 정말 좋아합니다."
최정 "라이벌이라 말씀해주시니 영광입니다. 흠... 저는 위즈잉 5단 정말 좋아합니다."

▲ - 팀원들에게 대해서 자랑 좀 해본다면요?
최정 "미모로 승부하죠. 제 왼쪽의 김신영 초단은 눈이 부셔서 제대로 쳐다 볼 수 없을 정도고요 키들도 커서 우리 유니폼을 준비할 때 제가 고민이 많았어요.
최정 "미모로 승부하죠. 제 왼쪽의 김신영 초단은 눈이 부셔서 제대로 쳐다 볼 수 없을 정도고요 키들도 커서 우리 유니폼을 준비할 때 제가 고민이 많았어요.
부안 곰소소금

▲ - 박지은 9단, 조혜연 9단과 더불어 맏언니 대열에 합류하고 있는데요, 올해 나이가...?
김혜민 "후훗, 왕언니는 좀... 그래도 제 나이가 계란 한 판 됐네요."
팀의 특징이라면?
김혜민 "남들이 미모로 승부할 때 우리는 깜찍함으로 승부합니다. 이 귀여움 속에 날카로움이 숨어 있죠.
김혜민 "후훗, 왕언니는 좀... 그래도 제 나이가 계란 한 판 됐네요."
팀의 특징이라면?
김혜민 "남들이 미모로 승부할 때 우리는 깜찍함으로 승부합니다. 이 귀여움 속에 날카로움이 숨어 있죠.

▲ 척 봐도 귀엽잖아요. ^^ 강승희 곰소소금 감독(왼쪽부터), 1지명 김혜민, 2지명 김혜림, 3지명 이유진.

▲ 앞에서 시를 준비한 팀도 있고 아주 부담이 되네요. 우리 팀은 특별히 전략 같은 건 없습니다(그냥 선수 한명 한명이 강하죠).

▲ 여자바둑리그 처음 생겼습니다. 이런 기회가 흔치 않은데 출전하게 된 만큼 좋은 대국으로 보답하겠습니다.
경주 이사금

▲ 이정원 이사금 감독(왼쪽부터), 1지명 김윤영, 2지명 송혜령, 3지명 이민진.

▲ -어떤 기준으로 선수를 선발하셨나요?
이정원 감독 "우열을 가리기 힘들어 실력이 검증된 기사 중에서 '필 꽂히는' 대로 선발했고요. 송헤령 초단은 갓 입단한 신예지만 겁이 없지요.
이정원 감독 "우열을 가리기 힘들어 실력이 검증된 기사 중에서 '필 꽂히는' 대로 선발했고요. 송헤령 초단은 갓 입단한 신예지만 겁이 없지요.

▲ 이민진 "10년 전쯤엔 이기는 것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결혼하고 애 낳고 그러다 보니 지금은 이런 축제를 즐기고 싶은 마음이네요."
부산 삼미건설

▲ 부산 삼미건설 팀. 1지명 박지은(왼쪽부터), 2지명 박지연, 3지명 박소현, 후보 강다정.

▲ 윤영민 감독 "전부터 '박 트리오'에 관심이 있었습니다. 지역 연고로 감사하게도 박지은 선수를 뽑을 수 있었고요, 앞쪽에서 양보해 주셔서 후보 선수로 강다정이란 좋은 선수를 뽑을 수 있었습니다."

▲ - 올해 느낌이 어떻습니까?
박지은 "작년보다 올해 훨씬 느낌이 좋습니다."
박지은 "작년보다 올해 훨씬 느낌이 좋습니다."
인제 하늘내린

▲ 인제 하늘내린팀. 현미진 감독(왼쪽부터), 1지명 오유진, 2지명 박태희, 3지명 이영주. 이 자리엔 나오지 않았지만 후보는 대만의 헤이자자다.

▲ - 김영삼 9단과 함께 부부감독인데요, 남편은 뭐라고 얘기합니까?
현미진 하늘내린 감독 "잘 해보라고 합니다. 평소에도 조언을 많이 해줍니다. 우리 선수들은 착하고 영리하고 야무집니다. 무엇보다 공부량이 많습니다. 향후 세계적인 선수들로 자라날 것입니다."
현미진 하늘내린 감독 "잘 해보라고 합니다. 평소에도 조언을 많이 해줍니다. 우리 선수들은 착하고 영리하고 야무집니다. 무엇보다 공부량이 많습니다. 향후 세계적인 선수들로 자라날 것입니다."

▲ 1지명 오유진 "올해 고2입니다. 나이가 어려서 가장 부담이 없습니다."

▲ "인제 하늘내린 파이팅!" 이때 갑자기 나타난 서포터즈.

▲ '흐뭇~'
제주 서귀포칠십리

▲ - 전에 미모와 몸매로 선수를 선발하셨다고 하셨죠?
하호정 서귀포칠십리 감독 "제가 그땐 괜한 얘길 한 거 같네요 ^^ 팀 관계자 분들, 부담없이 승부하라고 하셨던 말 변치않기를 바라겠습니다. ^^" 하호정 감독(왼쪽부터), 1지명 오정아, 2지명 김미리, 3지명 문도원.
하호정 서귀포칠십리 감독 "제가 그땐 괜한 얘길 한 거 같네요 ^^ 팀 관계자 분들, 부담없이 승부하라고 하셨던 말 변치않기를 바라겠습니다. ^^" 하호정 감독(왼쪽부터), 1지명 오정아, 2지명 김미리, 3지명 문도원.

▲ - 제주 토박이란 말이 있더군요 언제까지 제주에 있었나요?
오정아 "초등학교 3학년 때 서울로 올라왔습니다. 제주 반 서울 반이네요."
- 그럼 제주도 말로 '우승하겠습니다' 해 주세요.
오정아 "ㅎㅎ 우승 합수다~"
오정아 "초등학교 3학년 때 서울로 올라왔습니다. 제주 반 서울 반이네요."
- 그럼 제주도 말로 '우승하겠습니다' 해 주세요.
오정아 "ㅎㅎ 우승 합수다~"
포항 포스코켐텍

▲ 포항 포스코켐텍 팀. 이영신 감독(왼쪽부터), 1지명 김채영, 2지명 조혜연, 3지명 김은선.
- 우승후보로 손꼽히는 데요, 부광탁스가 역시 우승후보로 걸림돌이 될 것 같습니다.
"바둑이란 게 결과가 정해져 있으면 재미 없죠. 우리 팀은 내실이 있는 팀입니다. 승부로 보여주겠습니다."
- 우승후보로 손꼽히는 데요, 부광탁스가 역시 우승후보로 걸림돌이 될 것 같습니다.
"바둑이란 게 결과가 정해져 있으면 재미 없죠. 우리 팀은 내실이 있는 팀입니다. 승부로 보여주겠습니다."

▲ 김채영 "꼭 주장이 되고 싶었습니다. 부담이 되지만 책임감이 생기거든요."

▲ - 존경하는 분 한 명 알려주십시오.
조혜연 "일단 삼행시 하나 발표하고 알려드리죠. 이기자로 운을 띄우세요."
조혜연 "일단 삼행시 하나 발표하고 알려드리죠. 이기자로 운을 띄우세요."

▲ 준비 중... '설마 언니 그거 하는 거야?'

▲ 이기는! (고음으로 쩌렁쩌렁)

▲ 기회르~을(쩌렁쩌렁)

▲ 자주 갖자! (팀원들 정신 혼미)

▲ 조혜연 "감사합니다. 존경하는 분은 한국기원의 박치문 부총재님입니다."

▲ 한국여자바둑리그의 성공적 개최를 기원하며 케익커팅식이 빠질 수 없습니다.

▲ 건배!

▲ 모두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