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바둑2 | 여정이의 바둑 여정은 이제 시작!
반상의 월화드라마로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지지옥션배 신사 대 숙녀 연승대항전은 4기 대회였던 2010년부터 아마추어 대항전을 함께 진행하며 그재미를 더했다. 아마강자들이 출전했던 아마추어대항전은 지난해 16기 대회부터 바둑 꿈나무들을 위한 소년소녀 유소년대회로 탈바꿈했다.
올해로 두 번째 대회를 맞은 지지옥션배 유소년대회에서는 백여정(16) 양이 소녀 유망주팀 네 번째 주자로 출전해 5연승을 내리달리며 팀에 우승컵을 안겼다. 무서운 기세로 소년 유망주팀의 코를 납작하게만든 ‘괴력의 소녀’ 백여정. 현재 한종진바둑도장에서 입단을 목표로 공부하고 있다는 백여정 양을 만나봤다.
- 지지옥션배 5연승으로 팀에 우승컵을 안겼는데 기분이 어떤가요?
5연승도 기쁜데 제가 마지막까지 승리하게 돼서 너무 좋았어요. 제 손으로 우승을 결정지었을때 ‘아! 해냈다’라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어요.
- 출전할 때부터 5연승을 예상했나요? 본인이 끝낼 것이라는 생각은 했는죠?
사실 처음에는 1승만 해도 만족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막상 쭉쭉 이기니까 욕심이 났는데사실 3연승 쯤에서 끝날 줄 알았어요. 상대 대국자 중에는 같은 도장 친구들도 있어서 스타일 같은 걸 잘 알고 있던 게 도움이 됐어요.
- 이번 대회 가장 기억에 남는 대국을 꼽자면?
음…. 하나를 꼽자면 4국이었던 것 같아요. 바둑이 어려웠던 건 아니었지만 그 바둑을 이기면 마지막에도 자신감을 얻고 이길 수 있을 것 같았거든요.
- 방송 대국이었는데 부담감은 없었나요?
일단 조명이나 바둑판 이런 것들이 평소 바둑을 두던 환경이랑 달라서 전부 다 신기했어요. 물론 부담도 엄청 되긴 했죠. 방송 끝나고 하는 인터뷰도 처음이라…, 쉽지 않더라고요.
- 바둑은 언제 처음 시작했어요?
초등학교 2학년 때 시작했어요. 다른 학원을 다니고 있었는데 근처에 바둑학원이 딱 보이는 거예요. 당시 저희 동네에 바둑학원이 흔치 않아서 궁금하기도 해서 쌍둥이 오빠와 함께 다니게 됐어요. 오빠는 지금 그만뒀고 저는 재능이 있다고 주변에서 말씀해주셔서 중학교 2학년 때 서울로 올라왔어요.
- 이번 대회에서 5연승을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무엇이었을까요?
아무래도 부모님께서 지켜보고 계시니까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응원해주는 가족들, 친구들이 있어서 조금 더 힘을 낼 수있지 않았나 싶어요. 본가는 안성이지만 아무래도 도장이랑 거리가 멀기 때문에 도장 근처에서엄마랑 저만 살고 있거든요. 멀리서 TV로 보고계실 아빠와 언니, 오빠를 생각하니까 더 잘하고싶었던 것 같아요.
- 이번에 우승하고 걸그룹 춤을 춰서 화제가 됐는데 평소에 춤을 즐겨하는 편인가요?
아하하. 제가 평소에 춤은 진짜 안 추는데 유일하게 알고 있는 춤이 뉴진스의 하입보이였어요. 마지막 대국이 있던 날 같은 도장 친구들이 바둑TV까지 바래다줬는데 그날 류승희 캐스터께서 공약 없냐고 물어보시는 거예요. 그때 옆에서 그 친구들이 부추겼어요. 그래서 방송에서 급하게할 수밖에 없었어요.
- 본인 바둑의 장단점은 뭐라고 생각하는지요?
처음 대회 들어갈 때 쓴 프로필에는 수읽기라고 적었는데 사실 수읽기보다 모양 감각이 좋다고 생각해요. 단점은 후반으로 갈수록 바둑이 많이 무너져서…. 끝내기, 형세판단이 어려운 것 같아요. 그래서 끝내기 문제라든가 계가 시험을 많이 보면서 보완해 나가려고 하고 있어요. 조금씩 좋아지고 있는 것 같아요.
- 프로의 꿈은 언제쯤 이루게 될지, 목표로 하고있는 시기가 있을까요?
아직 입단대회를 두 번밖에 나가보질 못했어요. 처음 서울에 올 때부터 열여섯살까지는 입단을 생각하고 왔기 때문에 하반기에 있는 입단대회에서는 꼭 입단을 하고 싶어요. (자신 있나요?) 네. 자신 있어요. 이번 대회를 통해서 뭔가 자신감이 더 올라 온 것 같아요.
- 입단하게 된다면 어떤 프로기사가 되고 싶나요?
최정 사범님을 존경해요. 언제나 늘 좋은 성적으로 많은 사랑을 받으시잖아요. 저도 최정 사범님처럼 좋은 성적을 내서 KB리그에서도 뛰고 싶어요.
- 이번 대회로 ‘백여정’이라는 소녀를 알게 된 팬들에게 마지막으로 한마디 한다면?
지지옥션배를 통해서 제 이름을 알린 것 같은데더 열심히 해서 다른 대회에서도 꼭 제 이름을 보실 수 있게 열심히 하겠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글/장은애 기자ㆍ사진/이주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