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현대바둑의 디지털 아카이브 구축中
최근 10여년 간 부쩍 활성화되고 있는 ‘디지털 아카이브(digital archive)’가 바둑계에도 도입됐다.
‘디지털 아카이브(digital archive)’란 관공서나 단체의 각종 자료, 소장품을 디지털 데이터베이스로 가공ㆍ관리하며 전시하는 것을 총칭하는 말이다.
한국기원과 명지대는 ‘한국 근현대 바둑문화 복원사업’이라는 프로젝트로 문화부와 국민체육진흥공단의 사업 지원을 따내 바둑문화자원 구축연구, 바둑역사 편찬, 바둑 구술아카이브 구축의 3가지 과제를 중심으로 추진하고 있다.
먼저 바둑문화자원 구축연구는 해당 자원을 수집ㆍ조사하고 잠재적인 수집물의 소장자, 내용, 위치 등에 관한 정보와 실행 케이스를 개발하는 작업으로 명지대 바둑학과 최일호 교수팀이 맡아 1945년부터 현재까지의 연혁 사항을 조사ㆍ파악하고, 400건에 달하는 인물분석도 진행했다.
바둑역사 편찬은 근현대 바둑계의 주요 사건들을 역사적으로 정리하는 작업.
「한국위기사」(김용국, 1975),「바둑에 살다」(조남철, 1978),「바둑이야기」 (이광구, 1992),「한국바둑인물사」(권경언, 1995),「한국 바둑의 역사」(이승우, 2003),「다시 쓰는 한국바둑사」(안영이, 2005),「한국바둑사」(이청, 2007) 등 작가 한 사람 한 사람이 한국바둑의 역사를 서술한 책들은 기왕에도 있어 왔지만, 이번 작업은 그간의 성과나 자료를 정사(正史)를 편찬하는 형식으로 분류하고 연표를 만들어 재편해 묶어내는 것이다.
명지대 디지털아카이빙연구소와 국가기록연구 전문가들이 ‘바둑계만의 역사’가 아니라 한국역사 일반을 기본으로 시대사 및 분야사를 결합, 시대상을 반영한 문화사적 측면에서 한국바둑에 접근했다.
사실(史實)의 설명과 평가를 관련 인사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통해 구현하는 작업은 구술아카이브의 몫이다. 한국바둑계의 지난 일을 반추할 수 있는 핵심 인물 10명의 구술(口述) 자료를 채록해 공개하게 된다. 조훈현, 서봉수 등 대표적 기사는 물론 최창원(1960년 입단), 정동식(63년 입단), 심종식(65년 입단), 조영숙(75년 입단) 등의 기사와 임동균, 박치문, 노승일 씨 등이 바둑계 여러 분야의 이야기를 들려 줄 예정이다.
한국기원은 복원사업을 하면서 그동안 보관하고 있던 기보 및 서류, 사진 자료, 「월간바둑」 등 정기간행물, 단행본 등을 보존 처리ㆍ재분류하는 작업도 병행하고 자료의 활용을 돕기 위해 서고(書庫)를 증설했다.
▲바둑아카이브즈 홈페이지 메인 화면
작업을 추진하고 있는 명지대 디지털아카이빙연구소의 김익한 교수는 "현대사회가 기록 관리의 필요성을 인식함에 따라 도서관(Library), 기록관(Archives), 박물관(Museum)이 결합된 형태인 라키비움(Larchiveum)이 출현하고 있는 이때에 한국바둑계가 산재한 기록사료를 모아 스스로의 역사를 정리하고 이를 바둑인들과 공유하겠다고 발 벗고 나선 것은 의미가 있다. 정부, 산업계, 학계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으로 제대로 된 한국바둑의 전문 아카이브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한국기원은 연구 성과를 검토ㆍ보고하고 개선 방안을 수렴하기 위해
한국 바둑문화의 복원을 통해 한국 바둑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근현대 바둑사를 조명하기 위한 이 사업은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민체육진흥공단의 지원을 받아 올해 말까지 추진될 예정이다.
▲정리한 자료를 보관 활용하기 위해 확장해 문을 연 한국기원 서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