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바둑 금메달 사냥 실패
바둑 단체전 금메달을 향한 태극전사들의 행군이 만리장성에 막혔다.
중국 베이징 국제회의센터에서 벌어지고 있는 2011 베이징 스포츠어코드 세계마인드게임즈(이하 스포츠어코드) 바둑 종목에 출전 중인 한국 대표팀은 대회 3일째인 11일 경기에서 중국에 2-3으로 분패했다.
아쉬운 패배였다. 이날 선수들은 다들 중반 전투까지만 해도 유리한 국면을 이끌었다. “잘하면 5-0 완봉승을 거두는 것 아니냐”는 말이 돌면서 중국 측 검토실의 열기는 싸늘하게 식었다. 그러나 종반 전투에 접어들면서 분위기가 묘하게 흘러갔다. 유리한 가운데 패싸움이 벌어지면서 박정환·최철한 9단과 김혜민 6단이 줄줄이 역전패를 당했다.
특히 최철한 9단은 구리 9단을 그로기 상태까지 몰고 가면서 “절대 질 수 없다”는 말이 나온 승부에서 역전을 당했다. 이날 바둑을 계속 지켜본 심판위원 목진석 9단은 “최9단이 사활에서 착각을 한 듯하다”며 “정말 아쉬운 패배”라고 전했다.
박정환 9단도 씨에허 7단을 시종 몰아붙이며 승리를 거머쥐는 듯했으나 우변 전투에서 발생한 패로 인해 돌을 거두고 말았다. 초반에 다소 밀리는 듯하다가 중반전투에서 역전에 성공한 김혜민 6단 역시 이곳저곳에서 패로 버티는 리허 3단의 저항에 조금씩 밀리며 역전을 당했다.
한국에서는 이세돌 9단과 이영구 9단만 각각 콩지에 9단과 박문요 9단을 제압하며 승리를 맛봤다.
이날 패배로 한국은 사실상 금메달 사냥에 실패했다. 남은 경기에서 한국이 일본과 유럽연합 팀에 5-0으로 승리하고, 일본이 중국을 5-0으로 꺾으면서 중국·일본이 다른 팀과의 경기에 2패 정도를 해야 하는, 기적 같은 일이 벌어져야 우승을 노려볼 수 있다.
이날 승부에 대해 최규병 선수단 단장은 “좋은 판들을 역전패해 아쉽다”며 “페어 종목에서는 바둑팬들을 실망시키지 않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다른 경기에서는 일본이 대만을 4-1로 꺾으며 동메달 이상을 확보했고, 미국은 유럽연합팀을 3-2로 물리치며 탈꼴찌에 성공했다.
▶ 휴일을 맞아 많은 어린이들이 대회장을 찾았다
▶ 한산했던 전날과 달리 한중 빅매치를 취재하기위해 많은 취재진이 검토실을 메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