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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세번' 최철한, 화끈한 승리 타점!

등록일 2016.06.10

2016 KB국민은행 바둑리그 3라운드 1경기
포스코켐텍,연패 탈출...BGF리테일CU에 3-2 승

"아이고, 힘들어 죽겠네."

팀 스코어 2-2 상황에서 최철한이 회심의 카운터 펀치로 승리를 결정 짓자 숨죽여 지켜보던 김성룡 감독의 입에서 절로 안도의 한숨이 흘러나왔다. 모처럼 쉽게 이기나 생각했다가 막판에 또 역전을 당할 뻔했던 경기. 포스코켐텍이 세 경기 만에 힘든 첫승을 따냈다.

9일 저녁 바둑TV 스튜디오에서 벌어진 2016 KB국민은행 바둑리그 3라운드 1경기에서 포스코켐텍이 신생팀 BGF리테일CU와 일진일퇴의 공방전 끝에 3-2 신승을 거뒀다. 이 결과 포스코켐텍은 2패 후 첫승의 기쁨을 누렸고, BGF리테일CU는 첫 경기 1-4 패배에 이은 연패의 길을 걸었다.

시작은 BGF리테일CU가 좋았다. 주장 강동윤이 상대 5지명 윤찬희를 제압하고 선취점을 따냈다. 하지만 3연패의 벼랑에 몰려 있는 포스코켐텍의 집념 또한 대단했다. 2지명 나현이 이원영을 상대로 300수가 넘는 끝내기 혈투 끝에 극적인 반집승, 이어 장고대국에서 변상일이 여유 있는 승리를 낚으며 2-1로 앞섰다.


▲ BGF리테일CU에서 아쉬움에 땅을 쳤던 제3국. 국가대표팀에서 '백이 두면 백이 좋아 보이고, 흑이 두면 흑이 좋아 보이는 형세'라고 말할 정도로 반집의 저울추가 끝까지 오락가락했으나 나현(왼쪽)쪽에 보다 운이 따랐다. 김성룡 감독이 "100집 보다 더 큰 반집'이라며 가슴을 쓸어내렸던 대국.


하지만 문제는 이 때부터 였다. 포스코켐텍의 남은 선수는 주장 최철한과 5지명 류수항. 지난 정관장 황진단과의 경기 때와 똑 같은 상황이 펼쳐졌고, 이날도 류수항이 불과 115수 만에 돌을 거두면서(2-2) 역전패의 악몽이 되살아났다.

여기서 주장 최철한이 해냈다. 이지현과의 최종국은 장기인 올인 작전이 실패로 돌아간 후 이렇다 할 전단을 구하지 못해 미세하게 지는 쪽으로 흘러가고 있던 상황. 하지만 최철한은 침착하게 차이를 좁히며 압박해 갔고, 결국 좌하귀에서 회심의 카운터 펀치 한 방으로 화끈한 역전승을 이끌어냈다. 관록의 승리요, 자신의 첫승이 팀의 첫승으로 연결되는 영양가 만점의 결승점이었다.


▲ 지난 시즌에도 초반 2패를 당한 후 윤준상과 더불어 공동 다승왕(13승)에 올랐던 최철한. 최근 중국리그에서 자신에게 5연패를 안겨준 탕웨이싱에게 설욕하는 등 '국제용'으로서의 면모를 잃지 않고 있다.


승리한 포스코켐텍은 원래 '1지명이 두 명(최철한 나현)'이란 소리를 들으며 우승 후보로 꼽혔던 팀. 이날 고대하던 최철한의 첫승이 터지면서 강팀의 위상을 다잡을 중대한 계기가 마련됐다.

반면 BGF리테일CU는 고비에서 이원영이 반집패, 마지막에 이지현이 역전패를 당하는 등 첫승을 가져가기에는 살짝 2프로가 부족한 느낌이었다. 황룡사쌍등배에 출전한 최정의 대타로 무대에 오른 퓨처스 선수 송상훈의 무념의 패배도 아쉬웠던 점.


▲ 제1국(장고) 변상일-송상훈. 주전의 결장으로 굴러온 무대는 2부 선수들에겐 감독의 눈도장을 받을 절호의 기회다. 하지만 너무 긴장한 나머지 제 기량을 펼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날 퓨처스 1호로 등판한 송상훈(오른쪽)도 그런 패턴을 밟았다(160수 변상일 백 불계승).


10일엔 정유업계 라이벌 Kixx(1승1패)와 SK엔크린(2승)이 3라운드 2경기를 벌인다. 대진은 최재영-박영훈, 김지석-민상연, 윤준상-안성준, 허영호-이태현, 김기용-강승민(이상 앞이 SK엔크린).

기전 총규모 34억원의 2016 KB국민은행 바둑리그는 9개 팀이 더블리그를 벌여 상위 4팀이 포스트시즌에 올라 최종 순위를 다툰다. 팀 상금은 1위 2억원, 2위 1억원, 3위 6,000만원, 4위 3,000만원. 상금과는 별도로 매 대국 승자는 350만원, 패자는 60만원을 받는다.





▲ 제2국. 김지석-신진서-강동윤. 세 경기 연속 상대 1지명 만을 상대한 윤찬희(오른쪽)가 최선을 다했지만 이번에도 승점을 얻는 데는 실패(214수 강동윤 백 불계승).



▲ 제5국. 지난 경기에서 착각으로 이창호 9단에게 단명으로 패한 류수항(왼쪽)이 이번에도 일찌감치 대마가 잡히며 항복을 선언했다. 이날의 심판이었던 김종수 8단은 "류민형의 수읽기가 매우 인상적이다. 안정감만 갖춘다면 누구랑 대결해도 해볼만한 실력 같다."고 높게 평가하기도.



▲ 지난해 1지명이었다가 올해 2지명으로 내려앉은 나현. 부담이 덜해진 때문일까, 3연승이다.



▲ 3연패의 벼랑에서 극적인 승리를 맛본 포스코켐텍. 썰전 김성룡 감독(오른쪽 첫번째)의 얼굴에도 모처럼 미소가 번졌다.



▲ 신생팀 BGF리테일CU의 첫승 기회는 다음으로 미뤄졌다.



▲ 승부가 3-2로 끝나면 이긴 팀 감독과 선수들은 말 안해도 스튜디오에 들어와 복기에 참여한다. 최선을 다해 승리를 안겨 준 동료에 대한 예의요, 고마움의 표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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