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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 칠십리, 꼴찌에서 선두로

등록일 2015.03.15

중간순위 1위와 2위가 격돌한 종반의 승부처에서 서귀포 칠십리가 부산 삼미건설을 꺾고 선두 자리를 빼앗았다. 서귀포 칠십리는 14일 저녁 바둑TV 스튜디오에서 벌어진 2015 엠디엠 한국여자바둑리그 13라운드 2경기에서 2주전 김미리와 3주전 문도원의 활약으로 2-1 승리를 거뒀다.

1국의 장고대국에서 황룡사쌍등배 5연승을 올리는 등 '요즘 대세'로 불리고 있는 오정아가 박지연에게 졌으나 2국의 김미리가 7연승을 구가하고 있던 삼미건설의 에이스 박지은을 잡는 수훈을 세웠다.

결승점은 문도원의 몫이었다. 박소현과의 엎치락뒤치락 치열한 끝내기 공방 끝에 반집을 남겼다. 종반의 국면은 흑을 쥔 문도원이 최소한 반면으로 9집 정도 남기는 형세(바둑TV 최명훈 해설자). 그 같은 우세가 3집 손해로 역전패하는 위기에 놓였으나 박소현은 좌하귀에서 응수를 그르치는 바람에 1집을 손해 보고 말았다.


▲ 전반기에 이어 다시 만난 김미리(왼쪽)와 박지은. 부진의 골이 깊었던 김미리가 전반기 패배를 갚으며 가장 요긴할 때 팀에 1승을 안겼다.

최명훈 프로는 "너무나 쉬운 수순은 나 몰라라 하며 수십 번 이길 수 있는 찬스를 놓치더니 딱 하나 남은 찬스를 찾아냈다"고 해설했다. 그만큼 승패는 극적으로, 우여곡절 끝에 갈렸다.

귀신에 홀린 듯한 잇단 실족으로 눈물을 살짝 훔치는 모습을 보였던 문도원. 문도원이 이기면 서귀포 칠십리가 반드시 이긴 '승리 공식'은 이번에도 어김없이 들어맞았다. 문도원의 6승과 4패는 서귀포 칠십리가 6승4패를 거둔 시기과 정확히 일치한다.

부산과 서귀포는 후반기 들어 무서운 저력을 보여주고 있는 팀. 전반기를 각각 6위와 7위로 마치며 어두운 기운에 휩싸였으나 최근 4연승으로 함께 도약했다. 나아가 서귀포는 5연승으로 이어가며 꼴찌에서 선두로 나서는 폭발력을 과시했다. 5연승이 막힌 부산은 포스트시즌행을 굳힐 기회를 놓치면서 4위로 내려갔다.


▲ 여자랭킹 5위 오정아(오른쪽)와 6위 박지연은 상대전적 2승2패. 오정아가 대마 포획을 목표로 총공격을 퍼부었으나 박지연이 상대의 진영을 깨뜨리며 살아 버렸다.

대회 총규모 4억8000만원, 우승상금 4000만원의 2015 엠디엠 한국여자바둑리그는 15일(토) 인제 하늘내린과 경주 이사금의 13라운드 3경기로 이어진다. 대진은 이영주-루이나이웨이, 오유진-김윤영, 박태희-송혜령(이상 앞쪽이 인제). 2위와 3위 간의 대결이지만 지는 팀은 5위까지 떨어질 수 있다.

'바둑 두는 여자는 아름답다'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있는 여자바둑리그의 제한시간은 장고판인 1국이 1시간, 속기판인 2ㆍ3국이 각 10분(초읽기는 공히 40초 5회). 매판 승자는 80만원, 패자는 20만원을 받는다.






▲ 전반기 승리에 이어 서귀포를 상대로 2승을 챙긴 박지연(24). 시즌 8승3패를 거두고 있다.


▲ 오정아(22)는 8승1패에서 패점 하나가 늘어 개인다승 공동 1위 자리가 불안해졌다. 8승1패의 오유진(인제 하늘내린)이 13라운드를 승리할 경우 단독 1위를 허용하게 된다. 올해 17승5패로 현재 전체 기사 중 다승 1위.


▲ 여자바둑리그에선 잘 안 풀리던 김미리(24)가 강호 박지은을 꺾고 가장 요긴할 때 팀에 승리를 안겼다. 하루 전엔 국수전 예선에서 김승재를 꺾기도 했다.


▲ 박지은(32)은 7연승이 끊겼다. 여자바둑리그에 출전 중인 국내기사 중 최고참이다.


▲ 문도원(24)도 5연승, 서귀포 칠십리도 5연승이다. "(초반에 부진했을 때) 다른 기사들이 긴장하면서 두는 걸 보고 나도 저렇게 두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긴장하면 더 못 둘 것이 뻔하기에 다 털어버리고 두었다"고 부진 탈출 비결(?)을 말했다.


▲ 전날 국수전 예선에서 신진서를 꺾었던 박소현(27). 손 안에 들어왔던 승리를 놓쳐 버리며 기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 부산 삼미건설은 포스트시즌 진출을 굳힐 기회를 놓치며 4위로 내려갔다. 한 경기만을 남겨놓은 최종전의 상대는 인제 하늘내린.


▲ 꾸준한 에이스 오정아를 문도원이 받쳐주며 기세를 타기 시작한 서귀포 칠십리는 김미리까지 가세하며 선두로 뛰어올랐다. 경주 이사금, 포항 포스코켐텍과의 대결을 남겨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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